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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지칭에 손사래, 임기영의 존재감은 그 이상

기사입력 2021.08.13 09: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윤승재 기자) 갑작스런 에이스의 이탈에도, 갑자기 당겨진 등판 일정에도 임기영은 꿋꿋했다. 임기영은 지난 10일 열린 광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을 기록, 탄탄한 투구를 선보이며 후반기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당초 이날 경기는 임기영의 등판날이 아니었다. 원래는 1선발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가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브룩스가 대마초 성분이 있는 전자담배를 주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퇴단 조치됐고, 졸지에 1선발을 잃은 KIA는 임기영을 내세워 후반기 첫 경기에 나섰다. 

갑자기 앞당겨진 등판. 하지만 임기영은 KIA의 토종 에이스답게 흔들리지 않았다. 5이닝 1실점.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임기영은 타선이 힘을 낼 때까지 마운드를 잘 지켜내면서 팀의 후반기 첫 승과 7연승을 이끌었다. 에이스가 빠진 팀의 위기 속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5월 이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임기영이다. 4월 평균자책점(ERA) 10.13으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임기영은 5월부터 등판한 12경기에서 ERA 2.92(71이닝 23자책)을 기록하며 환골탈태했다. 퀄리티스타트도 7경기나 기록했고, 조기강판은 한 번도 없었다. 외국인 에이스 브룩스가 같은 기간 ERA 3.61을 기록한 것을 감안한다면 임기영이 명실상부 KIA의 에이스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에이스’라는 말에 임기영은 손사래를 쳤다. 임기영은 “나는 에이스 역할을 했던 선수도 아니고 기복도 있다. 최대한 지금처럼 똑같이만 하려고 하고 좋은 것만 유지하려고 할 뿐이다”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7,8월 여름 징크스를 떨쳐냈다는 말에도 “다행히 휴식기가 있었고 날씨도 좋았다”라면서 외부 요인도 작용했다고 겸손해했다.  


다만 자신이 사실상 토종 에이스가 된 현재 팀 상황에서 느끼는 책임감과 부담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했다. 초반 부진 역시 이 부담감에서 비롯됐다고. 임기영은 “(양)현종이 형이 미국으로 가면서 그 공백을 조금이라도 메워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부담감도 생기고 안 맞으려는 생각만 하다가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2군에 내려가서 코치님과 이야기 하고 올라오니 생각이 단순해지면서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전했다. 

KIA에서 임기영의 존재는 에이스 그 이상이다. 주장 나지완의 부상이 길어지면서 임기영이 임시 주장직도 맡고 있기 때문. 이에 그는 “(임시 주장 등) 맡은 역할이 많은데 언제까지 뒤에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현종이 형처럼 후배들에게 이야기 많이 하고 나부터 마운드에서 지키려고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에이스에 주장 역할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임기영이다. 

임시주장답게 임기영은 개인의 승보다는 팀의 승리를 우선시했다. 임기영은 “팀이 이기면 항상 기분이 좋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나는 (개인) 승리의 욕심은 크게 없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욕심이 전혀 없고, 그저 규정 이닝에만 들자는 생각이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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