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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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장 최동수, 김종훈의 14번째 시즌

기사입력 2007.06.28 02:27 / 기사수정 2007.06.28 02:27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프로 14년차,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시기, 불꽃처럼 타오르는 선수와 사그라드는 선수가 있다.

1994년 프로입단 동기로 13년동안 꾸준히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낸 두 선수, 최동수(36,LG)와 김종훈(35,삼성)의 이야기다. 30대 중반을 넘어 은퇴를 바라보는 시기에 접어든 두 노장의 올시즌 처지는 사뭇 다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엇갈린 운명' 이라 할 수 있다. 

두 선수의 등장

천안북일고 - 경희대를 거친 김종훈은 1994년 롯데의 2차지명으로, 광영고 - 중앙대를 거친 최동수는 1994년 LG의 2차지명으로 입단했다. 당시 롯데에는 주형광이라는 걸출한 신인이 등장했고, LG에는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의 '신인 3총사' 가 등장해 두 선수에게는 화려한 조명이 따르지 못했다.

신인시절, 김종훈에게는 비교적 기회가 많았다. 롯데에서 첫 3년 동안 꾸준히 경기출장 횟수를 늘려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최동수는 유난히 포지션이 중복되는 선수가 많아 주전 자리를 꿰차기가 힘들었다. 포수로 입단했던 최동수는 당시 주전포수 김동수, 김정민에 밀려 좀처럼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데뷔시즌, 단 한타석(삼진)에 들어섰던 그는 이듬해 2군에서만 머물렀고, 이후 1군과 2군을 자주 드나들었다.



두 선수의 변화

1997년 6월 27일, 삼성과 롯데는 이동수, 박석진 - 박동희, 김종훈의 2-2 트레이드를 단행한다. 당시 삼성은 투수력 강화를 목적으로 롯데 박동희를 원했고, 롯데는 거포 이동수를 필요로 했던 상황이었다. 김종훈은 이른바 '끼워팔기' 식으로 팀을 옮긴 셈이었다.

1998년, LG에는 역대 포수 최고대우(4억 2천만원)를 받은 조인성이 입단한다. 즉, 최동수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것이다. 결국, 최동수는 그해 1루수로 전향했지만 타격이 부진해 대타요원으로 전락했고, 시즌 중에 다시 포수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두 선수의 갈림길

삼성으로 이적한 김종훈은 줄곧 출장기회를 잡으며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시작한다. 타력은 강하지 않았지만 수비실력을 인정받아 선발출장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포수로서는 도저히 경기출장이 힘들었던 최동수는 2001년, 다시 1루수에 도전한다. 하지만 당시 LG에는 서용빈이라는 붙박이 1루수가 있어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었다. 그래도 1루수라는 포지션은 포수보다는 출전기회가 더 많았고 대타로도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대타전문' 이라는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다.

프로 13년, 조연에 익숙한 두 선수

김종훈과 최동수는 야구팬들에게 '백업멤버'로 기억되는 선수들이다. 시즌 내내 주전으로 활약할 수가 없었고, 뛰어난 선수가 나타나면 쉽게 자리를 내주곤 했다.

그렇지만 프로 13년 동안 포기를 모르고 꾸준히 노력해온 것만은 분명하다. 항상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자기역할을 해온 선수들이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두 선수, 서서히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제 2의 전성기'  최동수

사실, 김종훈 보다는 최동수가 더 힘겨운 선수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김종훈은 검증받은 수비력 덕분에 경기출장 자체는 쉬웠지만, 최동수는 유난히도 경쟁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시즌 최동수는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할 정도로 펄펄 날고있다.

올시즌 최동수는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최길성의 부진을 틈타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찬 이후로 현재까지 LG의 붙박이 1루수로 활약 중이다.

특히 최근 4번타자로 자리잡으면서 중요할 때 한방을 날려주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1루수 경쟁자도 없는 상태다. 김재박 감독의 부임과 함께 안정된 내야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엇갈린 운명

지난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LG가 3-2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하고 있던 5회말, 타석에 등장한 최동수는 삼성선발 브라이언 매존의 높은 직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반면, 경기 후반 교체를 대비해 몸을 풀고있던 김종훈은 끝내 이날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불펜 옆에서 공을 주고받다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은 처량하게만 보였다.

이변이 없는 한 최동수는 남은 시즌 동안 LG의 붙박이 1루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그러나 김종훈은 심정수가 부상에서 회복함에 따라 더욱 출장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오랫동안 프로야구 무대에서 땀을 흘린 노장들이다. 이제 시즌이 끝나면 두 선수는 소속구단과 재계약을 해야 한다. 특히 김종훈은 FA재취득이 가능하다. 두 팀의 성적에 따라 두 선수의 운명은 더욱 엇갈릴 것이 분명하다. 과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선수생활을 연장할 수 있을까.

[사진 = 삼성 라이온스, LG 트윈스 제공]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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