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류현진(34, 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지 않은 투구 내용을 남겼음에도 의연했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3⅔이닝 10피안타 1탈삼진 1볼넷 7실점을 남기고 강판당했다. 경기 후반 조지 스프링어의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팀이 9-8로 이겨 패전은 면했지만 이날 시즌 최다 피안타, 실점, 최소 이닝 타이 기록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22에서 3.62로 올랐다.
이날에는 최근 맞대결에서 강세를 보였던 보스턴을 상대로 난조를 겪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보스턴과 3차례 상대했는데 그중 최근 2경기에서는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상대 평균자책점 2.00(18이닝 4자책)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또 나흘 휴식 후 등판을 이어 오고 있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등판에서 드러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투구 수 76구를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다양하게 배합했다. 보스턴 타자들은 쉽게 당하지 않았다. 실투를 놓치지 않을 뿐더러 스트라이크 존 경계를 노린 공에도 방망이를 과감하게 휘둘렀다. 다음은 류현진과 일문일답이다.
-7월 말에 캐나다 홈 구장으로, 홈 팬들이 많은 힘이 될 것 같다.
▲당연히 많은 팬 분 앞에서 야구하다 보니 선수들도 힘이 난 것 같다. 그때부터 선수들도 너무 좋은 활약을 해 줬고, 팬들의 함성도 엄청 컸다. 야구장에서 다들 좋은 일들만 많았던 것 같다.
-팀에서 불펜을 보강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질까.
▲당연히 굉장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후반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조금 더 희망을 갖고 임하고 있다.
-이상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보스턴 타자들이 왜 좋은 타격을 했다고 생각하나.
▲저번 경기보다 제구나 구속도 덜 나온 것 같다. 실투도 보스턴 타자들이 놓치지 않고 연결한 게 많은 안타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초반에 많은 실점을 했다. 그게 좀 아쉽다.
-다음 선발 등판은 어떻게 준비할 건가.
▲준비하는 데 있어서는 똑같이 준비할 거고 오늘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
-최소 이닝, 최다 피안타, 실점 모두 타이 기록을 남겼다. 무엇이 가장 아쉬웠나.
▲전부 다다. 한 구종에 치우쳐 맞은 게 아니라 내가 던지는 구종을 고루 맞았다. 강한 타구도 있었지만 빗맞은 것도 안타로 연결됐다. 그러면서 어렵게 흘러갔다. 가장 아쉬운 건 선제 득점해 줬음에도 대량 실점을 이른 시점에 했다는 거다.
-스프링어의 역전 스리런이 나왔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그 상황에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더그아웃에 있는 모든 스태프, 선수 다 같은 기분이었을 거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져서 미안한 감정이 있었는데 야수들이 큰 역전승을 해 줘서 너무 고맙다. 이 분위기 끝까지 이어나가면 좋겠다.
-2회에 안타 5개 허용한 뒤에 많은 생각을 갖고 3회에 등판했을 것 같다. 그런데 선두 타자가 다시 출루했다. 어떤 생각이었나.
▲제구가 좀 몰린 것도 있었고, 구속이 덜 나온 것도 있었다. 그런 게 안타로 연결됐다. 그래도 내가 준비한 대로 제구를 하려고만 했다. 그런 방법뿐인 것 같다. 그게 가장 좋은 길이고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에인절스전이 아닌 오늘 등판을 자청했다고 하더라. 최근에는 또 나흘 휴식 후 등판하는 데 투구에도 영향이 있었나.
▲(등판을 자청한 건) 아니었다. 원래대로 나흘 쉬고 오늘 던지는 거였다. 선발 투수는 당연히 자신의 날짜에 던져야 한다. 근래에는 나흘 쉬고도 성적이 좋았다. 공도 좋았다. 전혀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저저번 경기에서도 투구 수가 많지 않았다. 당연히 준비해야 하는 거였다. 그리고 날씨 같은 것도 내겐 중요하지 않다.
사진=AP/연합뉴스, 류현진 화상 인터뷰 캡처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