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주전 포수 양의지가 대회 전반 내려가 있던 타격 사이클을 비로소 끌어 올렸지만, 반가운 그의 활약이 메달 획득 실패에 빛바랬다.
양의지는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동메달 결정전에서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뛰어난 타구질을 보여 주더니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이번 대회 22타수 3안타(타율 0.136)로 마감하게 됐지만 마지막에는 절치부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활약과는 엇갈린 결과를 맞닥뜨려야 했다. 한국은 오승환의 ⅓이닝 5실점으로 1점 차 승부를 지키지 못한 채 6-10으로 져 최종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 전반 타격 사이클을 끌어 올리는 데 애를 먹던 양의지는 이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양의지는 2-4로 추격하고 있던 5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타석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의 선발 투수 라울 발데스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쳐 출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9타수 2안타에 그쳤던 양의지는 3경기 만에 안타를 기록하면서 한국의 역전에도 기여했다.
양의지의 출루 이후에는 김혜성과 박해민이 연속 안타를 터뜨렸다. 양의지는 김혜성의 안타로 2루까지 진루한 뒤에 박해민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이때에는 또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한 박해민이 출루 이후에 3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고 1사 후 이정후 타석 떄 나온 폭투에 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5회 말에만 5명의 투수가 던졌다. 그만큼 한국 타선의 공격력이 집약돼 있었다. 한국은 2사 후에는 김현수, 대타 오재일이 모두 바뀐 투수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1, 2루 득점권 기회를 다시 만들었고, 이번에는 강백호가 기회를 살렸다. 강백호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에이스인 CC 메르세데스를 상대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강백호는 이번 대회 초반 오프닝 라운드 2경기에서는 무안타에 그쳤지만 지난 1일 도미니카공화국과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경기를 발판삼아 3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살아났던 바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미국과 녹아웃 스테이지 패자 준결승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결과적으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강백호 역시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쳐야 했다. 대회 최종 26타수 8안타, 0.308의 타율로 대회를 마마감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올림픽에서 야구가 없던 13년 동안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자부심을 느껴 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주축 타자들의 아쉬운 활약에 금메달 도전도 멈춰야 했다. 동메달로써 명예를 회복하고자 했던 한국에는 양의지, 강백호, 오재일처럼 절치부심했던 선수들의 투지가 있었지만 끝내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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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