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얼마 전에 넷째 아들이 태어났는데, 지금 제 나이가 마흔 다섯 살이거든요.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술을 워낙 좋아해서 큰일이지만, 한 번 끊어보려고 하고 있죠.(웃음) 아들 부자인데 딸 욕심은 없냐고요? 그 느낌은 그냥 아내로 만족해요. 애교는 아내한테 받죠 뭐! (웃음) (2017.08.28. '로마의 휴일' 인터뷰 중)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은 1990년 영화 '남부군'으로 데뷔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방면에서의 활약을 이어 온,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연예계 대표 엔터테이너입니다.
가수로는 많은 세대를 아울러 온 수많은 히트곡을 가진 것은 물론, 연기에서도 자신만의 개성 있는 연기로 한 시절 '임창정의 장르화'를 만들었던 인물이기도 하죠. 지난해까지도 정규 16집 앨범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를 발표하며 건재함을 자랑했습니다.
2017년 8월, 영화 '로마의 휴일'(감독 이덕희) 개봉 전 인터뷰로 마주한 임창정은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몇몇의 순간들에서는 거침없이 전해지는 그의 생각에 듣고 있던 취재진들이 적잖이 놀라고 당황한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솔직해 오히려 뜻하지 않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 사이 임창정 개인의 근황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던 때였기에, '로마의 휴일' 이야기에 이어 자유로운 여러 이야기들이 오고 갔죠.
그 중 하나가 인터뷰 4개월 전 넷째 아들을 얻었던 '아들 부자' 아빠 임창정의 이야기였습니다. 2016년 11월, 18세 연하의 신부와 결혼 소식을 전한 후 이듬해 1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5월 득남의 기쁨을 안았죠. 현재는 넷째 임준재 군을 비롯한 가족과의 행복한 일상을 자신의 SNS에 공개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제주도 생활을 시작한 지 50일이 됐다고 말을 꺼낸 임창정은 "워낙 자주 여행도 가고 그래서 그런지, (이사한 것이) 생소하다거나 그런 것은 없어요. 지인들도 워낙 자주 오기도 하고요. 제가 이효리 씨보다 제주도를 더 잘 알 걸요?"라며 제주도 거주 중인 가수 이효리를 언급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당시는 넷째 아들을 얻은 지 3개월여가 지난 후 마주한 그였기에, 네 아이의 아빠가 된 근황 역시 자연스럽게 오갔죠. 임창정은 "막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어요. 지금 제 나이가 마흔 다섯 살이거든요.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술을 워낙 좋아해서 큰일이지만, 한 번 끊어보려고 하고 있죠"라고 얘기했죠.
'아이들에게는 어떤 아버지냐'라는 말에는 "엄하다"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자신을 닮은 아들들의 모습에 연신 신기해했습니다.
"둘째랑, 넷째 아들이 성향이 똑같아요. 첫째랑 셋째도 똑같은데 신기하죠. 진짜 웃겨요. 제가 컨디션이 안 좋거나 하면, 턱 신경이 뭐가 잘못된 것이 있는지 막 떨리고 그렇거든요? 저는 이게 다쳐서 그런 것인 줄 알았는데, 저희 첫째도 그렇더라고요. 둘째도 셋째도 그렇고요. 어느 날은 밥을 먹고 있는데 저를 포함해서 넷 다 턱을 떨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발가락 모양도 다 똑같은 게 신기하고요."
이후 임창정은 2년 반 뒤인 2019년 11월에는 다섯째 아들까지 얻으며 무려 다섯 아들의 아빠가 됐죠. 인터뷰 당시에는 아들 네 명의 아빠라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기에, 딸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넌지시 물음이 오갔습니다. 이에 임창정은 "그 느낌은 그냥 아내로 만족해요. 애교는 아내한테 받지 뭐!"라고 껄껄 웃었습니다. 역시나 일명 '필터링' 없는 그의 화법에 또 다시 현장에 자리했던 모두가 놀랐었죠.
18세 연하와의 결혼 발표 소식이 있던 때, 두 사람의 많은 나이 차이를 두고 오고갔던 이런 저런 말들에 내심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지만, 임창정은 간접적으로나마 아내와의 많은 나이 차이를 언급하며 유쾌하게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는 평소 스스로 자신을 '딴따라'라고 부르기 주저하지 않는 그의 타고난 '연예인 마인드'에서도 비롯돼 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내 꿈은 연예인이었다.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언제나 스스로를 딴따라, 광대라고 생각한다"며 '늘 대중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 것'이라는 생각을 전한 바 있죠.
"제가 해 온 것에 비해서 과분한 칭찬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조금 부족하다 여겨도, 칭찬해주시는 부분에 미안한 마음도 들죠. 떳떳하게 칭찬받고 싶어요"라고 대중을 향한 솔직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 그는 아이들과 찾은 놀이공원에서 자신에게 사인을 하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사람들을 보며 "아빠는 왜 사진 찍어주고 사인해줘?"라고 묻는 아들의 말에 "아빠가 유명해서 사진 찍는 거다"라고 답하고, 이내 아들들이 "아빠가임창정이라서 유명해?"라고 순수한 얼굴로 말을 이었던 에피소드를 전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주고 하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그거(사인, 사진) 하라고, 그러라고 유명해진 것이잖아요. 만약 제가 식당에 갔는데 저를 몰라봐주면 정말 서운할 것 같거든요?"라고 말해 웃음을 안긴 임창정은 "하늘에서 '넌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즐거움을 줘라. 난 너를 유명해지게 해 줄 테니' 이렇게 제게 그 임무를 준 건데, 제가 그걸 안하면 직무유기죠"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습니다.
이내 "저와 마주치시면, 안 내키시더라도 사진 한 방 찍고 가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끝까지 농담조 속 진심을 전한 임창정은 '유쾌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강조했습니다.
다섯 아이를 둔 남부러울 것 없는 아빠이자 수많은 마니아 팬을 가진 가수로, 또 언제든 적재적소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배우로 임창정은 그렇게 꾸준히 대중과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각 영화 스틸컷, 임창정 인스타그램, YES IM, SBS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