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올림픽 2연패를 노렸던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은 사라졌다. 하지만 수확은 있었다. 이의리와 김진욱이라는 금메달에 버금가는 ‘금빛 팔’을 얻어냈다.
이의리는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야구 2차 준결승전에 선발 출전, 5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미국의 강타선을 상대로 삼진을 9개나 잡아냈다. 140km/h대 후반의 묵직한 패스트볼과 주무기 체인지업을 앞세워 미국의 타선을 잠재웠고, 비록 홈런 한 방을 내주긴 했으나 홀로 5이닝을 책임지며 제 몫을 다했다. 뒤에 나온 투수들이 난조를 보이며 1이닝 동안 5실점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의리가 그 전까지 미국 타선을 얼마나 잘 막아냈는지 알 수 있다.
이의리 뿐만 아니라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나선 김진욱의 활약도 빛났다. 이번 대회 조상우에 이어 ‘깜짝’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김진욱은 이날도 안타 없이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조상우마저 무너졌던 6회 강타자 트리스턴 카사스를 삼진 처리하며 한껏 달아올라있는 미국 타선을 잠재운 모습은 백미였다.
올림픽에 앞서 대표팀은 이전보다 ‘좌완투수가 없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경험과 성장을 위해 이의리와 김진욱을 발탁했고, 두 선수는 베테랑 못지않은 단단한 배짱에 탄탄한 투구까지 선보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한국야구는 당분간 좌완 기근의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은 이의리와 김진욱이라는 앞으로 한국야구의 10년을 이끌어 갈 미래를 수확했다. 비록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지만, 한국야구는 금메달에 버금 가는 ‘황금 팔’을 얻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