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춤'으로 싸우라고 판을 벌여놓고 춤이 아닌 욕설과 기싸움이 난무하는 티저를 내놨다. 자극적인 연출로 벌써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뚜껑을 연 후엔 어떤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Mnet 새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티저 영상이 지난 2일 공개됐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여자 댄스 크루 여덟 팀(훅, 라치카, 홀리뱅, 코카N버터, 프라우드먼, 웨이비, 원트, YGX)이 출연해 크루 간 배틀을 펼치는 모습을 담는다. 그러나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난다 긴다하는 댄스 크루를 힘겹게 모셔 놓고 살벌한 기싸움을 가득 담았다.
'춤' 판을 기대하고 연 티저 영상은 시작부터 "평화롭고 훈훈하고 재밌을 것 같다"는 출연자의 말을 가볍게 반전시킨다. 배틀에서는 욕설로 인한 '삐'처리가 난무하고 솔직함을 넘어선 거침없는 말들이 오간다. 치열한 경쟁에 몰린 댄서들은 살벌한 경연의 룰이 시키는 대로 '워스트 댄서'나 '배틀 댄서'를 직접 지목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에 대한 구시대적인 시각도 여과없이 담겼다. 티저에선 그룹 아이즈원 출신 이채연의 출연을 조명하며 "아이돌과 댄서는 다르다", "춤을 연습하는 의도 자체가 다르다" 등의 출연자 멘트를 넣는다. 또한 출연자끼리 '노 리스펙트(no respect)' 스티커를 붙이게 하고, 그 스티커를 넘치게 받은 아이돌 출연자의 모습도 담는다. 이어진 장면에는 결국 "이제 춤 못 추겠어요"라며 눈물을 보이는 출연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아이돌'이라는 이름만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저평가된다. '음악'을 전문으로 한다는 채널에서조차 편협한 시각에서 오는 편견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상황을 모두 자르고 심사위원의 말을 끊는 출연자의 모습을 담는다. '마라맛' 프로그램 단골 멘트인 "안 찍으면 안 돼요?"로 짓는 마무리까지 '악마의 편집'으로 논란을 빚었던 '슈퍼스타K'의 채널답다.
앞서 다수의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Mnet은 악마의 편집으로 본 인기의 맛을 잊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대가 바뀌었고, 수차례 지적도 받았지만 달라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니 경쟁 구도는 당연하다. 다만, 개개인이 한껏 날이 설 수밖에 없는 경연이기에 이를 다룰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자극적인 편집과 연출로 인한 화살은 그대로 출연자에게 꽂힌다. 편집에 희생당한 출연자 개인이 한 번 박힌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기란 쉽지 않다.
웬일로 Mnet에서 건강한 경쟁을 담은 '퀸덤'이나 '굿걸'처럼, 싸우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했으나 가볍게 그 기대를 비웃는 티저였다. 그나마 영상 말미에는 화려한 스케일의 퍼포먼스를 담아냈다. 춤을 기대하고 켠 티저 영상에서 오히려 기대가 반감되는 효과를 맛본 이들에게 일말의 여지를 남긴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좋아하는 춤을 추는데 무대를 즐기지 않는다면 보는 이들은 과연 즐길 수 있을까. '춤' 싸움보다 그냥 '싸움'만을 강조한 티저로 시선을 끈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뚜껑을 연 후에도 변함없이 싸우기만 할지가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24일 오후 10시 20분 첫 방송.
사진=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티저 영상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