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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마스크 쓰고 거리두기, ‘한 사람만 빼고’ [도쿄&이슈]

기사입력 2021.08.01 00:00 / 기사수정 2021.07.31 17:01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미국 남자 펜싱 에페 올림픽 대표팀이 분홍색 마스크를 쓰고 피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4명 중 한 명만 검은색 마스크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3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의 핑크 마스크는 대표팀에 성폭행 혐의가 있는 앨런 하지치가 포함된 것에 대해 선수들이 불만을 드러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하지치는 지난 5월 올림픽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으나, 얼마 후 여성 선수 3명이 2013년과 2015년 사이에 그에게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고발했다. 이에 하지치는 변호사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2013~2014년 컬럼비아대에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의 스포츠 인권기구 ‘세이프 스포츠’ 센터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하지치가 항소하면서 승리, 징계를 해제하면서 올림픽에는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세이프 스포츠는 다른 선수들과의 접촉을 차단했고, 하지치는 홀로 도쿄로 이동해야 했고 숙소도 올림픽 선수촌과 떨어진 호텔에서 혼자 지내야 했다. 

그러나 팀원들은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별다른 말로 항의를 하진 않았지만, ‘분홍색 마스크’로 하지치와 함께 하는 것에 항의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하지치에게만 검은색 마스크가 주어졌고, 남은 세 명은 모두 분홍색 마스크를 썼다. 

미국 여자 펜싱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이브티하즈 무함마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사진을 올리며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 행동이었다"라고 올렸다. 

한편, 미국 남자 에페 대표팀은 단체전 16강전에서 일본에 39-35로 패해 조기 탈락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하지치는 후보 선수로 분류돼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사진=이브티하즈 무함마드 SNS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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