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믿었던 오승환이 세이브 상황에서 홈런을 맞았다. 그렇게 이어진 연장전, 하지만 오승환은 KKK로 보답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9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2020 도쿄올림픽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회 승부치기 끝에 6-5로 승리했다.
엎치락 뒤치락 피를 말리는 승부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이 7회말 이정후-김현수의 백투백 홈런과 오자환의 2루타로 3점을 뽑아내며 역전을 만들어냈다. 이후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어진 9회. 김경문 감독은 예고했던 대로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리그에서 세이브 1위(27개)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던 오승환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국제대회 경험까지 많은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믿었던 오승환이 실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게일런을 삼진으로 잘 잡아내고선 후속타자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실투를 던지며 홈런을 얻어 맞은 것. 이후 오승환은 삼진과 땅볼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그의 표정엔 동점을 허용한 죄책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그 죄책감을 연장에서 모두 풀어냈다. 10회부터 시작되는 연장은 승부치기로 무사 1,2루에서 시작한다. 마운드의 압박감이 상당할 터. 하지만 오승환은 의연함과 돌직구를 앞세워 이스라엘 타자들을 돌려 세웠다. 첫 타자의 번트 시도를 수차례 노련하게 넘겨낸 오승환은 돌직구로 삼진 3개를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더그아웃에 돌아온 오승환은 그제서야 부담을 덜어낸 듯 환하게 웃었다.
오승환이 잘 막아준 덕에 대표팀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타선과는 달리 번트를 대는 것은 수월했고, 2사 2,3루 상황에서 연속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득점에 성공했다. 후배들 덕에 죄책감을 덜어낸 오승환이었지만, 앞선 장면에서 오승환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준 덕에 한국이 승리할 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