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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K리거] 끝에서 시작하는 남자. 김한원

기사입력 2007.06.19 21:17 / 기사수정 2007.06.19 21:17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는 '예.스.(예비스타.Yes) 인터뷰'와 함께 매주 화요일마다 [Yes K리거]를 통해 매주 화요일마다 내일의 슈퍼스타를 꿈꾸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이 남자. 항상 끝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더 이상 끝에서 좌절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포기를 모르는 멋진 남자' 김한원, 이 남자가 희망을 안고 달리기 시작한다.

전북현대모터스 소속, 16번 공격수 김한원, 이력도 독특하다. 대학시절까지는 지금의 포지션과 정반대인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었고, 대학 졸업 후 불러주는 팀이 없어 군 입대를 결심했다. 그것도 해병대였다. 당시 김한원이 해병대에 자원입대를 할 때 해병대에 축구팀이 창설된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그는 그 축구팀에 희망을 걸었지만, 결국 팀은 창단되지 못했다.

2005년 제대 후 우여곡절 끝에 그는 K2리그 (현, 내셔널리그) 에 자리를 잡았다. 수원시청에 입단하며 새 축구인생을 시작한 그의 포지션은 이제껏 그가 뛰어온 곳과 다른 곳이었다. 이제껏 줄곧 골키퍼 바로 앞에서 달려오는 공격수들을 막아내던 그가, 이제 자신이 서 있던 곳으로 달려가, 골키퍼를 제치고 슛을 넣는다. 그가 자신의 원 포지션을 버리고 센터 포워드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중앙 수비수는 재미가 없어서'

군 제대 무렵 스카우트를 위해 만났던 수원시청의 관계자가 그에게 포지션이 어디냐고 묻자 그는 이때다 싶어 센터포워드라 대답했다 한다. 이제 재밌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그는 결국 그 꿈을 이뤘다.

K2리그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빠른 발과,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 투지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껏 아무도, 그 자신조차 모르던 공격수로서의 본능에 눈을 떴다. 12골을 넣으며 K2리그 득점왕에도 오른 그는, 인천 한국철도에 밀려 최종 우승컵을 안 지는 못했지만 소속팀인 수원시청의 전기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그런 그가 머물 곳은 더 이상 K2리그가 아니었다.

하지만, 프로의 입성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가 프로 입단하던 해에 경남FC가 새로 창단되었고, 창단 팀 우선지명에 의해 그는 경남FC에 입단하기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그가 결국 입은 유니폼은 경남의 주황색과 흰색의 줄무늬가 아닌, 인천의 검고 푸른 줄이었다.

그의 전 소속팀인 수원 시청은 팀의 주전 공격수인 그를 쉽게 놔 주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세미 프로로서 꽤 큰 연봉을 제시하며 그의 잔류를 원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당장 연봉이 문제가 아니라, 연봉을 덜 받더라도 프로에서 내 실력을 검증해보고 싶었다. 어린 나이도 아니고, 내가 프로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또 오겠는가" 그는 끝까지 프로행을 고집했고, 물거품이 된 경남 대신 인천을 택했다.

기대를 품고 맞이한 프로 생활. 그러나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인천에서 가끔 모습을 보이던 그는 성남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다. 안 그래도 썩 좋지 않았던 발목. 겨우 치료를 마치고 그가 복귀했지만, 인천은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았다. 결국, 시즌을 마치고 그는 날벼락 같은 통보를 받아야 했다.

전북으로의 이적. 그는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팀에 통보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김한원은 남들보다 늦긴 했어도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이고 자신의 진가를 인천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그를 팀에서는 받아주지 않았다.

섭섭함을 뒤로하고 전북으로 팀을 옮기게 된 그에게 그 해 겨울 전지훈련의 악몽은 또 다시 시작되었다. 그는 프로 입성 첫 해 인천에서 떠났던 겨울 전지훈련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그로 인해 프로 데뷔가 늦어졌다. 그런데 전북에서 떠났던 터키에서도 그동안 안 좋았던 발목이 말썽이었다. 결국, 그는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바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모질어도, 너무 모진 굴곡들이 자꾸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까짓게 뭐 대수냐, 며 오히려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것들에 덤벼들어 KO 시키고 일어섰다. 그의 복귀전, 그를 버린 인천과의 컵대회였다. 대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그였고, 출전은 생각보다 빠른 전반 20분쯤 할 수 있었다.

비록 골을 터트리진 못했지만, 친정 팀을 향해 '나, 김한원 당신들이 날 버린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소' 라는 엄포를 놓기엔 충분했던 플레이였다.

김한원은 적어도 34살까지는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고향 팀인 전북에 와 있는 지금 딱히 다른 팀으로의 이적은  원하지 않는다. 다만, 인천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전북에선 모두 보여주고 싶은 게 그의 마음이다.

부상도 털어냈고, 이제 조금은 마음 편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자신의 영입 때부터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어준 최강희 감독과 더욱 빛나야할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 남자, 김한원. 오늘도 축구화 끈 질끈 동여매고 그라운드로 나선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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