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예진 인턴기자) '알고있지만' 사랑과 연애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로 공감을 불어넣고 있다.
JTBC 토요드라마 '알고있지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각 로맨스와 함께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유나비(한소희 분)는 윤설아(이열음)를 향한 충동적인 도발을 후회하며 학교에서 자취를 감췄다. 뒤늦게 감정을 자각한 박재언(송강)은 그를 찾아냈지만 이미 유나비 곁에는 양도혁(채종협)이 있었다. 엇갈린 타이밍 속 서로를 향한 청춘들의 감정선은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변화해나가는 이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으며 사랑과 연애에 관해 곱씹게 만드는 대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했다. 후진은 없는 직진 삼각 로맨스가 예고된 가운데 연애의 단맛은 물론 쓴맛, 매운맛 모두 담아낸 현실 공감 대사 네 가지를 짚어봤다.
#사랑 앞에서 작아지는 순간, 전하지 못한 진심 "왜냐하면, 너 좋아하니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관계가 준 달콤한 시간이 지나고 유나비에게 남은 것은 엉망이 된 현실뿐. 자신에게 선을 긋고 관계의 정의를 회피하는 박재언의 모습에 유나비는 실망했다. "네가 나한테 진심 아닌 거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모르는 척했어"라는 말에는 억눌려있던 유나비의 속마음이 담겨 있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유나비의 감정은 두 사람의 관계에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하지만 유나비는 가장 중요한 "너 좋아하니까"라는 고백을 끝내 하지 못한 채 속으로만 삼켰다. 박재언의 대답을 들을 용기가 없었던 것. 어느 때보다 솔직해야 할 때 되레 작아지는 현실 연애 순간을 그대로 담아낸 장면은 아릿한 공감을 불렀다.
#과거의 상처가 만든 방어 기제 "확신하는 순간, 그 관계는 힘을 잃으니까"
박재언의 선은 유나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그는 진실된 관계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박재언이 타인과의 관계를 정의 내리는 데 망설였던 이유는 과거 아픈 기억에서 온 자기방어였다. 박재언은 '관계에 대한 확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상대를 향한 진심을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수없이 상처받아온 박재언의 과거를 암시하는 듯했다.
명확함이 있는 관계를 바라는 유나비와 그것을 회피하고 싶어 하는 박재언. 서로 다른 사정을 알아주지 못한 채 엇갈리고 마는 스물셋 청춘들의 모습은 연애의 쓴맛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사랑이 고통인 진짜 이유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통째로 흑역사야"
유나비가 사랑을 믿지 않게 된 건 허무한 첫사랑의 실패도 있지만 남모를 가정사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이기도 했다. 매번 사랑 때문에 슬퍼하는 엄마 유정란(진수현)을 보며 연애 같은 건 평생 안 하겠다고 다짐했던 것. 그러나 유나비는 결국 박재언을 택했고 커다란 흑역사를 얻었다.
흑역사의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토록 질색하던 엄마와 스스로를 빗대어 보며 후회를 거듭하는 유나비에게 이모 유정숙(윤사봉)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난 네 엄마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상처받고도 또 새로운 사람 만나서 열심히 사랑하는 거"라는 이모의 말은 유나비를 향한 위로였지만 사랑이 고통인 이유이기도 했다. 이들의 대화는 지긋지긋한 고통 뒤에도 또다시 시작되고 마는 사랑의 민낯을 정확히 포착하며 시청자들의 공감 버튼을 눌렀다.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럼에도 어려운 "누가 사랑해 주겠어?"
윤설아에게서 유나비가 사라진 진짜 이유를 듣게 된 박재언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은 채 엄마 오민화(서정연)를 만났다. 짧은 대화에서 나온 파리 이야기에 박재언은 유나비를 떠올렸다. 오민화는 단번에 유나비를 향한 박재언의 특별한 감정을 눈치챘다.
하지만 박재언은 그 마음을 단순히 성가심으로 무시했다. 이에 오민화는 "엄마가 가장 후회되는 게 뭔지 알아? 내 마음 모른 거야. 아니, 모른 척한 거. 나조차 돌보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누가 사랑해 주겠어?"라고 조언했다. 지금의 감정을 직시해야만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현실적이고도 따뜻한 조언. 이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간과하고 마는 관계의 맹점을 짚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알고있지만'은 3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박예진 기자 aynen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