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1.17 10:02 / 기사수정 2011.01.17 10:47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LG 트윈스와 함께 울고 웃었던 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LG의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였지만 안타깝게 쌍둥이 군단을 떠나야 했던 사람이 있다. 바로 전 LG 트윈스 응원단장 강병욱 씨다.
그는 항상 열정적인 응원 리딩과 강렬한 응원가 제작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그는 응원단상에서 내려와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의 사연많은 이야기를 모처에서 들어봤다.
항상 LG의 유니폼을 입다가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강병욱 씨의 모습은 무척이나 어색했다. "예전부터 인터뷰가 하고 싶었어요"라는 그의 말에는 팬들의 궁금증에 속시원히 답하고 싶어했다.
도대체 그는 왜 응원단상을 내려올 수밖에 없었을까. "응원단장 직을 모두 내려놓고 2주 간 저만의 시간을 가졌어요. 이후 취업준비생으로 살다가 지금은 LG생활건강 홈플러스 영업팀에 갔어요, 응원단장은 매력적인 직업이지만 안정적인 정규직 직장을 가지고 싶었어요, 생각을 많이 했죠"
결국 미래에 대한 고뇌가 그를 LG에서 떠나게 한 것이었다. 그에게도 응원단장의 추억은 강렬했다. LG의 응원에 대해 묻자 그는 표정이 밝아지며 절대로 롯데와 KIA에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할 때는 그가 과연 응원단장을 그만둔 것이 맞는가 의심이 갈 정도였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를 언급할 때는 다시 감상에 젖어들었다. "말로 그 기분을 표현하지 못하겠어요. 가장 처음 든 생각은 나 혼자 도망간다는 것. 성적도 좋지 않은데 많은 분을 두고 떠나잖아요,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 많은 생각이 들었죠"
"사실 울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울게 된 것은 팬들이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떠나는 제게 박수치고 또 몇 분은 눈물 흘리시면서 응원해 주시더라구요" 끝까지 팬들을 생각하는 그는 아직도 LG의 응원단장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팬들은 그가 떠난 이유에 대해 수많은 의혹을 제기해왔다.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급여'에 대한 문제가 결국 그를 떠나게 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됐다. 과연, 그는 정말 그 문제로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까.
"그 이야기에 대해서 알고있어요"라며 웃음지은 그는 "급여 문제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며 못을 박았다. "삼성의 경우는 잘 모르지만 아마 제가 프로야구 8개구단 응원단장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았을 겁니다. 2011년에도 인상안을 제시받았어요"
"이 오해는 정말로 가슴이 아픕니다. 많은 분들이 신경 써주셨거든요. 특히 지금은 다른 부서로 옮기셨지만 정성태 팀장님께 가장 죄송하고 감사해요. 물론, 다른 분들도 신세를 많이 졌지만(웃음), 꼭 모두 열거하지 못하는 건 죄송하다고 써주세요"
▲ 강병욱, 그는 선수들과 팬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진정한 프로였다
인터뷰 중 그가 계속해서 강조했던 건 '프로'였다. 진솔한 대화를 나누던 모습에서 프로의 정신이 묻어났던 그는 응원단장 역시 팬들 앞에 서는 공인이기 때문에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LG 응원단장을 이번 시즌으로 그만둔 강병욱에겐 그 모습이 프로답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들의 궁금한 것에 하나하나 진심을 다해 설명하는 모습은 그가 진정한 프로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LG의 팬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무엇일까. 사실 자신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당부하는, 이른바 약간은 '이기적인' 대답을 바란게 사실이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한 마디는 감동을 주며 인터뷰를 마쳤다. "저는 비겁한 놈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더 많은 재미와 웃음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났네요. 하지만, 팬들이 있어서 든든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젠 응원단상이 아닌 관중석에서 팬들과 술 한 잔 하고 어깨동무 하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또 구단에서 행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전 영원한 LG맨입니다. 여러분,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사진=강병욱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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