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잠시 글러브 검문이 있겠습니다.’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던 김광현을 갑자기 포수 몰리나가 제지했다. 그리고 김광현의 글러브를 받아들고는 ‘이물질’이 묻어 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상황극이었다. 이에 김광현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벨트를 푸는 시늉을 하며 몰리나의 기습 상황극에 화답했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회까지 84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승(5패)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2.87에서 2.88로 소폭 상승했다.
이날 승리로 김광현은 개인 5연승을 질주했다. 7월 등판한 4경기에선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이다. 7월 평균자책점도 0.72밖에 되지 않는다. 이날 3회까지 이어진 2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은 4회 2사 후 맞은 적시타로 깨졌으나 연승을 이어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너무나도 잘 던지고 있는 김광현이기에, 그를 향한 이물질 검문도 피해갈 수 없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선 공수 교대시 심판들이 투수의 글러브나 모자, 벨트 등을 살피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물질 검사를 강화했기 때문. 김광현 역시 지난 경기들에서 수차례 심판들의 검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개의치 않고 호투를 이어가며 연속 무실점 이닝 행진을 이어갔다.
계속되는 김광현의 호투에 베테랑 포수 몰리나도 화색했다. ‘글러브 검문’ 꽁트로 에둘러 그의 호투를 칭찬했다. 김광현도 여유 있는 제스처로 재치 있게 받아쳤다. 김광현의 여유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사진=AP/연합뉴스, MLB 중계 캡처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