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신가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오늘 공연 보러 갈래?] 코너를 통해 개막 예정이거나 공연 중인 뮤지컬과 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뮤지컬 ‘비틀쥬스’
독특한 세계관으로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팀 버튼 감독의 초기 대표작인 동명의 영화 '비틀쥬스'(1988)를 무대화했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초연하고 있다.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와 벌이는 독특한 이야기를 다룬다.
언제= 8월 8일까지.
누구= 유준상, 정성화, 홍나현, 장민제, 김지우, 유리아, 이율, 이창용, 김용수, 신영숙, 전수미, 장예원 등.
어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러닝타임= 150분.
요약= 아담과 바바라 부부는 집 바닥이 무너져 추락해 사망하고 비틀쥬스는 죽은 영혼들에게 주어지는 가이드북을 몰래 숨긴다. 부부의 집에 찰스와 딸 리디아가 새로 이사 온다. 리디아는 죽은 엄마를 그리워하고 슬퍼한다. 엄마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하는 찰스로 인해 반항심도 깊어진다.
비틀쥬스는 인간인 리디아가 자신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한다. 살아있는 인간이 자신의 이름을 세 번 연속으로 부르면 인간에게 자신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리디아에게 ‘비틀쥬스’ 이름을 불러 달라고 요청하는데...
관전 포인트= 유쾌하다, 독특하다, 버라이어티하다.
무대 보는 맛이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온 화려한 소품들, 거대한 퍼펫들이 등장하고 불도 번쩍이고 조명도 시시각각 변화한다)
98억 살 애정결핍 비틀쥬스 정성화의 ‘저세상 텐션’. 지치지 않는 에너지, 능청스러운 입담을 뽐낸다. (썩은 귤이 얼룩말로 진화한 비주얼도 인상적)
리디아 역할을 맡은 홍나현, 찰떡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생동감 있는 연기, 또랑또랑한 목소리, 시원한 가창력 겸비. (작은 체구로 무대를 채운다)
어리바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아담과 바바라 역에 녹아든 이창용, 유리아.
스토리는 단순하고 큰 교훈이 있는 건 아니다. 갈등부터 화해까지 급하게 전개된다. (무맥락이 '비틀쥬스'의 매력일지도)
이 와중에 2분간 인간으로 살아본 비틀쥬스의 한마디, ‘인생은 가치 있게 번거롭다’. 조금은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인생 고찰인 것 같지만, 극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인간들은 이렇게 어떻게 사는지 몰라.” 한순간에 우주 꼭대기에 있다가 1초만 지나면 블랙홀 속으로. 그럼에도 산다는 건 가치 있게 번거로운 일.)
“(규칙을) 깨면 안 돼? 그럼 푹 재워.” 종종 아재 개그가 출몰. (미국식 개그에 적응되는 게 좋을걸.)
다채로운 넘버. (‘Ready, Set, Not Yet’, ‘Dead Mom’, ‘No Reason’, ‘Say My Name’, ‘Day-O’, ‘That Beautiful Sound’, ‘Barbara 2.0’, ‘Home’ 등)
가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쉽다.(그래도 돋보이는 델리아 신영숙, 리디아 홍나현의 파워풀 성량과 딕션)
한줄평= 취향은 탈 수 있다. 하지만 시각적 즐거움 충족 성공.
사진=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