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중동의 왕자' 사우디 아라비아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아시안컵 최다 우승(3회)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사우디는 이번 대회 첫 탈락의 주인공이 되며 점차 아시아 축구 주류에서 멀어지고 있다.
알 조하르 감독 대행이 이끄는 사우디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아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B조 조별예선 2차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사우디는 첫 경기 시리아전에 이어 2연패를 당해 마지막 경기인 일본전에 관계없이 조별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지난 2004년 조별예선 탈락 이후 7년 만에 맛본 굴욕이다.
지난 7번의 대회 중 6번이나 결승에 올라 20여 년간 아시아 축구 최강국으로 떠올랐던 사우디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 대회마저 일찌감치 짐을 싸게 돼 아시아 축구 강국이란 명성에 흠집을 내며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사우디는 이번 대회서 경기 내외적으로 모두 큰 문제를 드러내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이 없는 팀으로 분류됐다.
경기력에선 아세르 알 카타니에 의존하는 단순한 전술적 움직임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팀 운영 면에선 대회 도중 감독을 교체하는 아마추어적 대응으로 손가락질 받았다.
최근 10년 새 12명의 감독이 파리 목숨으로 희생된 사우디는 우선 위기만 넘기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태도가 팽배한 가운데 이번 대회서도 단 한 경기 만에 조세 페세이루 감독을 경질하며 아시안컵 탈락이란 쓸쓸한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20년 동안 아시안컵 결승의 한 자리를 항상 차지했던 사우디는 이번 대회서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커다란 문제점만 남긴 채 몰락한 왕조 사우디는 3연패의 길목에서 오는 17일 일본과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사진 (C) AFC 홈페이지 캡처]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