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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건강 찾은 김우빈, 5년 전 '마스터'로 마주했을 때

기사입력 2021.07.11 12:10 / 기사수정 2021.07.11 08:35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특별한 사연이 있으면 더 좋고, 욕심이 나잖아요. 보통 우리가 반항아라고 부르는 캐릭터들은 신인배우들이 주목을 받기에도 굉장히 좋죠. 그런데 저는 그런 반항아 역할을 감사하게도 6~7번을 했더라고요. 정말 축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2016.12.16. '마스터' 인터뷰 중)

2017년 5월, 칸 영화제 현장 취재를 위해 프랑스 칸에 머물던 중 국내에서 전해진 한 뉴스에 함께 있던 동료들과 깜짝 놀랐던 일이 있습니다. 뉴스에는 배우 김우빈이 비인두암을 진단 받고 치료에 전념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있었죠. 

현지 영화제 취재에 좀 더 집중하고 있던 상황이지만, 매일 한국에서 전해지는 새 소식들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던 때에 들렸던 김우빈의 투병 소식은 너무나 큰 안타까움이었습니다. 특히 같이 있던 영화 담당 기자들은 불과 반년 전 영화 '마스터'로 김우빈을 만나 함께 인터뷰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었기에, 뭔가 더욱 먼 일 같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당시 김우빈은 '마스터'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으로 한창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던 때였습니다. 소식을 접한 대중 역시 그의 쾌유를 기원하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죠. 

'마스터'에서 김우빈은 희대의 사기꾼 진현필 회장(이병헌 분)과 그를 쫓는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 사이를 오가는 원네트워크 전산실장 박장군으로 분했습니다. 능수능란하게 진회장과 김재명 사이를 줄타기하며 능청스러움과 진지함까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김우빈의 노력이 돋보였죠.

2016년을 보름 정도 남겨뒀던 12월 중순 마주했던 김우빈은 188cm의 큰 키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롱코트 차림으로 등장해 특유의 묵직한 중저음으로 인사를 전하며 취재진을 맞았죠. 

영화 속 인상 깊었던 장면을 얘기할 때는 쑥스러워하며 겸손하게 답을 이어갔고, 2008년 모델 데뷔 후 2011년 KBS 드라마스페셜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를 돌아보면서는 여러 번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김우빈은 "시나리오를 보다 보면 사람들이 서로 생각하는 것이 비슷할 때가 있잖아요. 나와 잘 맞는 대사의 맛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이번 시나리오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더 연구해 보고 싶고 궁금하고 그랬었어요"라며 즐겁게 작업했던 '마스터' 현장을 떠올렸습니다.

연기 데뷔작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후에도, 출연했던 작품 속에서는 반항기 어린 청춘의 얼굴로 유독 많이 대중을 만나왔죠.

드라마 '신사의 품격'(2012)에서는 서이수(김하늘)의 제자이자 학교 일대에서 소문이 자자한 문제아로, 서이수를 힘들게 하면서도 영문 모를 행동으로 웃음을 안기는 미스터리한 고교생으로 등장했습니다. 같은 해 '학교 2013'에서는 꿈을 접은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유급 전학생 박흥수 역으로, '신사의 품격' 이후 다시 한 번 반항아 역할을 맡게 됐고요.

김우빈이라는 이름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준 '상속자들'(2013)에서도 까칠한 성격을 가진 호텔 상속자 최영도 역을 통해 아버지에게도 거침없는 반항을 하는 캐릭터를 밉지 않게 그려내며 높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상속자들' 방송 시기와 같은 때에 개봉했지만 촬영은 먼저 마쳤던 영화 '친구2'(2013)에서도 기존 '친구'에서 장동건이 연기한 동수의 숨겨진 아들 성훈 역을 맡아 거친 욕설은 물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부산 조직 세계의 젊은 피를 연기했습니다. 김우빈 스스로도 "반항아 연기의 끝판왕"이라고 표현할 정도였죠.

이후에도 영화 '기술자들'(2014)과 '스물'(2015),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2016)까지 반항아 뿐만이 아닌 다양한 얼굴을 꾸준히 보여 왔습니다.

"지금은 작품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졌지만, 예전에는 아무래도 그러지 못했으니까 반항아 같은 분위기의 작품이 많이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제가 거부감이 들었다면 하지 못했겠죠. 저 스스로도 납득이 되고 공감을 했기 때문에 연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뭔가 제가 그런 캐릭터를 또 좋아하고, 매력적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웃음)

배우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특별한 사연이 있으면 더 좋고, 욕심이 나잖아요. 평면적인 인물보다는 입체적인 인물이 끌리기 마련인 것 처럼요. 신인배우에게도 보통 우리가 반항아라고 부르는 캐릭터들은 주목을 받기에도 굉장히 좋죠. 그런데 저는 그런 반항아 역할을 감사하게도 6~7번을 했더라고요. 정말 축복 받았다고 생각해요.(웃음)"


비록 그 당시 한 번의 인터뷰로 김우빈을 가까이 마주한 것이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려 했던 그의 모습이 기분 좋게 남아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반 년 후 듣게 된 그의 투병 소식에 다른 때보다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고요.

이후 김우빈은 2019년 11월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참석, 2년 6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강한 근황을 전해 모두를 안심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김우빈은 "몇 년 전에 제가 몸이 좀 안 좋았다. 참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 주시고 제가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도 많이 해주셨다. 그 덕분에 제가 보다 더 빨리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죠.


지난 해 초 비인두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김우빈은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촬영으로 본격적인 연기 복귀를 알렸습니다. 1년이 넘는 긴 촬영을 마친 김우빈은 "개인적으로는 드디어 다시 작품을 관객 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행복함이 있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죠.

여기에 최근에는 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택배기사' 출연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전해졌습니다. 인상 깊은 반항아 연기로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더 많은 작품들을 통해 자신이 가진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김우빈의 활약이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각 드라마·영화 스틸컷, SBS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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