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전원일기’ 식구들의 인생 마지막 동창회를 다루며 연일 호평을 받아온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이 대단원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번 4부 ‘위대한 유산’ 편에는 많은 애청자들이 기다리던 ‘전원일기’의 또 다른 주인공, 양촌리 주민들이 총출동한다.
다른 드라마와 비교되는 ‘전원일기’만의 특별한 점은 바로 양촌리 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는 것이다. 각자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존재감을 보여줌은 물론, 한 회차씩 돌아가며 주인공을 맡았다.
그중 부인이 도망간 뒤 홀로 아들을 키우는 노마아빠 역의 이계인은 당시 ‘전원일기’의 인기를 실감케 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녹화를 마치고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택시가) 부웅 오더니 ‘내가 공짜로 태워줄게요. 노마 아빠 내 차 타세요.’ 막 이랬다. 그분이 홀아비고 부인이 도망갔다고 했다. 그래서 TV에 노마 아빠 나오면 무조건 운다더라”라고 말하며 당시를 떠올렸다.
극 중 양촌리 유일의 가게 주인 쌍봉댁 역을 맡았던 배우 이숙은 “애초에 나는 노마아빠랑 극 중에서 연결되고 싶어서, 작가님께 부탁도 드리고 했다. 그래서 극 중에서 괜히 지나가는 노마에게 먹을 것도 쥐어 주고 잘해주는 신도 생기고 했었다”라며 웃었다.
그러나 갑자기 극 중에서 노마엄마가 돌아오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고만 쌍봉댁의 로맨스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노마 아빠 이계인은 의미심장한 헛웃음을 웃었다는데, 쌍봉댁에 대한 노마아빠의 반응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방송에서 공개된다.
그런 쌍봉댁과 결혼에 골인한 노총각 응삼이 역의 박윤배 배우 또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 ‘전원일기’ 방영 당시 실제로 농촌 청년들의 결혼난이 사회적 이슈였기에 응삼이의 짝사랑 실패, 소개팅 실패 등은 시청자들의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하지만 2020년 12월 갑작스럽게 박윤배 배우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져 ‘전원일기’ 식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故 박윤배는 ‘전원일기’ 촬영 날이면 집에서부터 밀짚모자를 쓰고 응삼이의 모습으로 나섰다고 한다.
그의 딸은 아버지 사망 이후 처음으로 ‘전원일기 2021’ 제작진과 만나 故 박윤배 배우가 여생을 보낸 집과 그의 유품을 공개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전원일기’는 마음의 고향이었던거 같다. 평생 잊지 못하고, 평생 기억에 남고 평생 추억이 되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어머니와 일찍 이혼하고 50년 가까이 총각처럼 살아온 아버지는 언젠가부터 자신과 ‘전원일기’ 속 응삼이를 동일시해오신 것 같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故 박윤배 배우의 마지막 이야기 또한 이번 방송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이 외에도 양촌리에서 유일하게 연애결혼에 성공한 개똥이네 커플도 반가운 모습을 드러낸다.
김혜자 배우의 조언으로 느리고 착한 말투로 캐릭터를 잡았다는 개똥엄마 이상미는 “극중에서 작가님이 출산하라는 대본을 안 써주셔서 2년 넘게 임신하고 있었다”라며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다 저를 ‘전원일기’ 속 임신한 여자로 알아봐줘서 내심 계속 배부른 상태로 있고 싶기도 했었다.”라고 속내를 밝히며, “저희한테도 연락이 와서 너무 감사했다. ‘아, 나도 ’전원일기‘ 식구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말로 자신의 인생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촌리 주민들은 주인공들 못지않은 애정과 열정으로 ‘전원일기’를 빛냈다. 그들의 유쾌하고 가슴 찡한 사연들은 오늘(9일) 오후 8시 50분 ‘전원일기 2021’ 4부작의 최종화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4부는 9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