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1.12 15:30 / 기사수정 2011.01.12 18:49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이번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은 아시아 축구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다. 수 년전의 대회만 하더라도 '그들만의 잔치'란 색체가 짙었으나, 한국, 호주, 일본 대표팀의 여파로 유럽의 많은 구단들이 소속 선수 차출로 골모리를 썩일 정도가 됐다.
총 51명의 선수가 아시아 이외의 대륙에서 활약하는 데 그 중 48명이 축구 본고장 유럽에서 뛰고 있다. 나머지 세 선수는 이집트 명문 알 자말렉의 후세인 야세르(카타르), 리비아의 알라흘리 소속의 사메르 사에드(이라크), 미 프로축구 캔자스 시티 소속의 수닐 체트리(인도)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메리트, 쿠웨이트, 인도를 제외한 모든 출전국이 한 명 이상의 유럽파를 보유하고 있다.
호주 선수들의 영향이 크지만, 유럽파의 활약 무대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곳은 잉글랜드이다. 박지성, 이청용에 7명의 호주 선수들을 포함, 9명이 활약중이고 그 뒤를 이어 일본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독일이 7명, 러시아 6명, 터키 5명의 순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럽파 아시아 선수들의 대회 활약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대회 1라운드에서 터진 18골 중, 유럽파의 득점은 5골에 불과하다. 호주의 4골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의 32명 유럽파가 고작 1골(일본의 요시다 마야)을 터트린 셈이다.
물론, 각 국의 많은 유럽파 선수들은 자국의 주축 선수로 나서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특히 EPL과 네덜란드 에러디비지에 소속 선수들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호주와 한국의 승리를 이끈 영국파
호주는 팀 케이힐(에버튼), 브랫 에머튼(블랙번), 데이비드 카니(블랙풀), 마크 슈바르처(풀럼) 등 EPL 소속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인도를 4-0으로 대파했다. 케이힐은 두 골을 터뜨리며 호주의 파상공세를 책임졌고 에머튼은 2도움으로 '특급 도우미'역할을 톡톡히 했다. 왼쪽 풀백으로 나선 카니도 위협적인 오버래핑으로 호주의 날카로운 측면 공격에 일조했다.
한국도 박지성, 이청용의 프리미어리거에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 소속, 기성용, 차두리가 맹활약을 펼치며 난적 바레인을 2-1로 제압했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한 수 위의 기량으로 바레인의 밀집 수비를 궤멸했고 기성용과 차두리는 구자철의 두 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3명 중 두 명이 득점을 이룬 네덜란드 파
아시안 컵에 출전하는 선수 중, 네덜란드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단 세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호주 대표팀의 후보 선수, 토미 오와(위트레흐트)를 제외한 두 선수는 귀중한 득점으로 조국에 승점을 안겼다.
일본의 중앙 수비수, 요시다 마야(벤로)와 호주의 왼쪽 미드필더 브랫 홀먼(AZ 알크마르)이 그들이다. 요시다는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발을 맞고 상대에게 선제골을 안기는 불운을 맛봤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헤딩골로 일본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홀먼 역시 인도전에서 타점 높은 헤딩으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기록, 호주의 대승에 일조했다.
그러나 독일과 러시아에서 활약하는 유럽파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활약을 펼쳤다.
한중일북의 동아시아 독일파, 모두 부진
한국, 중국, 일본, 북한 등 이번 대회에 출전한 동아시아 팀들은 모두 독일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보유했다. 일본의 4명을 비롯, 총 7명의 선수가 있는데, 이번 1라운드에서 모두 부진한 활약을 면치 못했다.
일본은 카가와 신지(도르트문트), 하세베 마코토(불스부르크), 우치다 아츠토(샬케)가 팀의 중심을 잡았으나, 카가와는 연이은 결정적 기회를 날려보냈고 우치다는 몇 차례 불안한 수비로 요르단 공격진의 기를 살려주었다. 하세베는 자신의 포지션에서 요르단 미드필더, 압델 파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 밖에 한국의 손흥민(함부르크)은 곽태휘의 예기치 않은 퇴장으로 교체 투입 17분 만에 다시 교체되어 나갔고, 북한의 정대세(보훔)는 팀의 답답한 공격에 짜증으로 일관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중국의 하오준민(샬케)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 후반 교체 출전했다.
임팩트가 없었던 러시아파
호주의 우측 풀백, 루크 윌크셔(디나모 모스크바)를 제외하곤, 모두 실효성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일본의 에이스, 혼다 케이스케(CSKA 모스크바)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요르단의 밀집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마츠이 다이스케(톰스크)는 어정쩡한 플레이로 후반 초반에 교체 아웃됐다.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의 러시아파 3인방은 후반 교체 투입된 산자르 투르수노프(볼가 니즈니,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를 제외하곤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사진: 인도전 두 골을 기록한 케이힐(C) FIF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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