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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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파이널 프리뷰] NBA 챔피언, 마지막 뚜껑만이 남았다.

기사입력 2007.06.08 10:44 / 기사수정 2007.06.08 10:44

조지형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지형 기자] 치열했던 대장정의 시간을 지나, 이제 단 두 팀만이 마지막 관문에 당도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그들이다. 2003, 05년 우승으로 순차적으로만 보자면 스퍼스가 올해의 주인공이 맞지만, 막강한 우승 후보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를 깨고 올라온 캐벌리어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과연 샌드위치 챔피언이라는 별칭에 가깝게 스퍼스가 예상대로 우승을 차지할지 아니면 전 세계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르브론 '킹' 제임스가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릴지 지금부터 양 팀의 우승 가능성을 점쳐보자.

전통의 강호와 신흥 강호

스퍼스는 최근 5년간 두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차지한 파이널 무대와 같은 단기전에서 강한 팀이다. 리그 후반기부터 피치를 올리는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의 면모를 보이는 스퍼스는 포스트시즌에 그 위력이 극대화된다.

그만큼 우승에 도달하기까지의 플랜이 매우 치밀하고 철저한 팀인 셈. 팀 던컨-토니 파커-마누 지노빌리 '빅3'를 필두로 스퍼스 선수들은 이 시스템에 대한 적응이 완벽하다. 익숙한 분위기와 플레이, 경험은 위기 시에 스퍼스가 현명하게 대처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캐벌리어스와의 간극이 나타난다. 캐벌리어스에는 에릭 스노우를 제외하면 파이널에 올랐던 선수가 없을 정도로 파이널 무대가 생소하다. 플레이의 강도가 차원이 다른 파이널에서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늘 시즌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퍼스는 자신들이 가진 이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려 할 것이고, 다소 밀릴 것으로 보이는 주도권 다툼에서 캐벌리어스는 열세에 놓이지 않게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물오른 토니 파커, 스노우와 다니엘 깁슨 얼마나 대처할 것인가?

올 플레이오프 들어서 스퍼스의 붙박이 포인트 가드 토니 파커는 매 게임 향상된 기량을 선보여 왔다.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와 안정된 점퍼, 그리고 다양한 움직임의 기반이 되고 있는 '픽 앤 롤' 능력은 시리즈마다 전담 마크맨을 넉다운 시켰다. 루키 시절, 플레이오프 첫 라운드에서 게리 페이튼을 압도하며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벌써 우승 경력 2회에 빛나는 파커를 캐벌리어스의 백코트 스토퍼들이 얼마나 방어해주느냐가 시리즈의 향방을 크게 가를 것이다. 파커가 파이널까지 오르는 동안 특별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약점을 노출한 적이 없기 때문에 캐벌리어스의 핵심 수비 자원들인 스노우와 깁슨의 활약이 필연적이다.

출장 시간을 많이 부여받지 못했지만 스노우는 피스톤즈와의 시리즈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타이션 프린스와의 미스매치 수비에서 이름값에 걸맞은 수비력을 과시한 바 있고, 깁슨 또한 빠른 손놀림으로 역시 피스톤즈의 첸시 빌업스를 효과적으로 봉쇄한 경험이 있기에 이 대결의 승자는 끝까지 승부를 지켜봐야 판명이 날 것이다.

킹 제임스 SHOW, 파이널에도 공연 펼칠까?

1980년대 후반 시카고 불스와 보스턴 셀틱스가 포스트시즌에서 자웅을 가린 시절, 래리 버드는 마이클 조던을 두고 "농구의 신이 환생했다"고 말하며 그의 기량에 혀를 내둘렀다. 세월이 지나 현재, 이제 우리는 르브론 제임스를 통해 마치 조던의 재림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지난 피스톤즈의 동부 컨퍼런스 5차전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치르는 동안 팀의 마지막 30점 중 29점을 혼자 쏟아 부으며 가늠할 수 없었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피스톤즈는 그 어떤 수비 전략으로도 제임스 혼자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캐벌리어스는 확실한 승기를 잡으며 홈에서 벌어진 6차전을 손쉽게 따낼 수 있었고, 파이널 진출까지 확정지었다. 미디어 역시 제임스의 이런 엄청난 활약에 광분하며 새로운 황제의 탄생이라며 열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보내주고 있다.

이렇듯 5차전의 파장은 경기 외적으로도 굉장했고 캐벌리어스를 구성하는 또 다른 중요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수비력이라면 둘째라면 서러울 피스톤즈도 이렇다 할 타개책을 마련하지 못하며 무너졌기 때문에 스퍼스도 4쿼터에 분명히 발동할 제임스의 '클로져 모드'에 단단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제임스 철벽 마크의 임무를 띨 브루스 보웬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지만 매치업되는 선수마다 수비력의 강도가 일정하지 않아 상황에 따라 변칙적으로 구사될 수비 전술에 맞춰 최일선에서 최대한 위력을 반감시키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팀 던컨을 막아야 할 클리블랜드, 전투적인 허슬 플레이가 관건

뭐니 해도 스퍼스의 심장이자 영혼은 팀 던컨이다. 던컨이 있음으로 해서 스퍼스가 완성될 수 있고, 존재감을 갖는다. 매 게임 항상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와 묵묵히 승리하는 것에만 열중하는 던컨의 집중력은 파이널에 가서 극에 달할 것이다.

이미 레전드급으로 인정받는 던컨을 캐벌리어스가 막는 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몇 차례 컨디션을 흐트러뜨릴 순 있어도 그것이 게임 전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방도가 마땅치 않다면 캐벌리어스는 할 수 있는 다른 것에 눈을 돌려야 한다.

자, 던컨과 선수 한 명 한 명을 매치시키는 일이 애당초 무리라고 본다면 원초적인 승리 공식에 다가갈 필요가 있다. 캐벌리어스는 줄곧 리바운드와 높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팀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러한 강점은 유용하게 쓰인 바 있다.

던컨을 주축으로 구성하고 있는 스퍼스의 로포스트는 던컨을 제외하면 크게 두드러지는 라인업이 아니다. 한창 시즌을 치르는 와중에도 던컨과 호흡을 맞춘 엘슨과 로베르토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혹평이 많았다. 엘슨은 운동 능력은 뛰어나지만 잦은 파울 트러블과 경기 이해도가 문제였고, 올 플레이오프에서 중용 받고는 있지만 로베르토 또한 기민함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캐벌리어스의 로포스트는 다양한 운용폭을 가지고 있다. 스크린 플레이와 세컨 찬스 창출 능력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바레장과 중거리슛 능력이 있는 드류 구든 그리고 던컨과 대등한 사이즈의 일가우카스는 적어도 통합적인 역량에선 해볼 만하다고 여겨진다.

본래의 전력에서 좀 더 세기를 더하긴 위해선 바레장의 색깔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던컨으로 인해 입을 수밖에 없는 피해를 상쇄시키기 위해선 더욱 적극적으로 던컨 외의 아킬레스건들을 건드려야 한다. 스퍼스 빅맨들의 열정을 뛰어넘는 투혼을 발휘한다면 첫 번째 슈팅에 실패한 제임스에게 더 많은 2차 공격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건 캐벌리어스가 승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X-FACTOR 

샌안토니오 스퍼스 - 로버트 호리

절제 절명의 순간에 수없이 많은 팀을 구제했던 호리의 존재감은 플레이오프에서 진정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몸담았던 팀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며 소속 팀이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호리의 3점슛이 올 파이널에도 건재함을 과시한다면 스퍼스는 챔피언십을 차지하는데 한결 수월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다. 장전한 호리의 3점슛이 어느 순간에 터지는가에 따라 시리즈의 명암이 갈라질 가능성은 언제라도 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 다니엘 깁슨

시즌 중에서도 차세대 황제 르브론 제임스의 총애를 받았던 깁슨은 제임스의 그 후배 사랑을 플레이오프에서의 의외의 활약으로 보답하고 있다. 이제 NBA에 첫 발을 내디딘 선수임에도 승부처에서 전혀 흔들림이 없는 모습은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할 정도이다. 자신이 마지막 공격권이 있더라도 언제라도 오픈 찬스가 난 선수를 발견하면 망설임 없이 ‘최선’ 의 공격을 선택하는 제임스이기에 깁슨이 승부의 키를 잡고 있을 순간은 반드시 찾아오게 될 것이다.

 



조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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