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4월 3일 SSG 랜더스와 개막 경기에서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내고도 흔들리며 3-5로 졌다.
그런데 단순 야구장 안에서만 이야기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곳곳에서 롯데와 SSG의 관계를 야구 팀간의 대결로만 보지 않고 ‘유통 라이벌’이라는 이름을 붙여 경쟁 구도를 심화했다.
롯데는 SSG의 전신이던 SK 와이번스가 올해 초 신세계그룹에 매각되면서부터 같은 유동 업계라는 공통점으로 묶이기 시작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인수 직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야구 팬과도 자주 소통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롯데가) 본업과 가치 있는 걸 서로 연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롯데가)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거다”라는 도발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구단주임에도 팬과 적극적인 소통뿐 아니라 야구장에도 방문하며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힘쓰는 등의 행보를 펼쳤다. 그리고 롯데에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4월 27일 잠실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수단 격려차 방문했다. 2015년 9월 11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이후 6년 만의 야구장 방문이었다.
이후로도 정 부회장의 도발성 발언이 계속됐는데,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행보가 야구 흥행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한편 선을 넘는 발언이 계속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당시 허문회 전 롯데 감독은 “고수는 말이 없는 법”이라며 해당 사안을 재치있게 대응한 바 있다.
그런데 시즌이 진행되며 롯데와 SSG는 서로 다른 길로 나뉘어 갔다. SSG가 상위권을 유지하는가 하면 롯데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지난 4월 사직에서 맞대결도 롯데가 위닝시리즈를 내 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 전력을 재정비하고 나섰고, 6월 한 달 동안 14승 11패를 거두며 상승세에 올라탔다. 그리고 2일부터 다시 만난 SSG에게 2연승을 거두며 시즌 전적 3승 3패를 맞췄다. 2일 문학 경기에서는 5점 차를 뒤집으며 승리를 거뒀는데, 이날에는 자사 커피 브랜드의 음료로 세리머니를 하며 SSG와 대결 구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기도 했다. 또 4일 경기에서는 김진욱이 경기 후반 1사 만루 위기에서 SSG의 간판스타 추신수와 최정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구원승도 거두며 SSG를 3연패에 빠뜨렸다.
다시 위닝시리즈 흐름에 올라탄 롯데는 이제 시즌 첫 스윕을 바라본다. 대상은 SSG다. 앞서 롯데는 지난 두산과 잠실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점 차로 역전한 상황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선언됐는데, 10월 7일 재개 전까지는 스윕 여부를 가릴 수 없다. 따라서 5일 경기에서 이기면 시즌 첫 스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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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