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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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타율 1위 ERA 10위, 롯데 '본프레레' 야구 민낯

기사입력 2021.07.02 07:02 / 기사수정 2021.07.02 02:02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2006 독일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있던 한국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 지역 예선을 전후로 수비수들의 경험 부족을 지적받았다. 하지만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조 본프레레 감독은 ‘수비에서 3골을 먹으면 공격에서 4골을 넣으면 된다’는 답을 내놨다.

롯데 자이언츠의 최근 경기 양상과 흡사했다. 롯데는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5회 말부터 3이닝 동안 불펜에서 5실점을 했다. 그중 김진욱과 진명호는 둘이 합쳐 ⅔이닝 동안 볼넷만 4개를 내 주며 밀어내기로만 2실점했다. 타선이 기껏 큰 점수를 내 줬는데 금세 3점 차까지 추격당했다. 그런데 타선에서 8회 초에만 5득점을 터뜨리며 잃어버린 점수를 빠르게 만회해 줬다.

롯데는 ‘3골 먹으면 4골 넣어 이기는’ 야구를 했다. 그런데 해당 3연전 안에서만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30일 경기에서는 1회 초부터 이대호의 만루 홈런으로 크게 앞서 나갔음에도 이후 타선이 침묵했다. 8회 초까지 6이닝을 침묵하다가 동점을 만들며 기사회생했었다. 그런데 그 사이 선발 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불펜의 난조로 점수를 적잖게 잃었고, 셋업맨 구승민이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5-6으로 졌다.

투타 불균형이 뚜렷한 롯데는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1-13으로 졌다. 올 시즌 팀 타율 0.278로 1위지만 팀 평균자책점 5.61로 10위에 머무는 롯데는 이날에는 상쇄에 실패했다. 선발 투수 앤더슨 프랑코와 관련해 손에 이물질을 묻힌 것 아니냐는 시비가 일며 휘청이는 발단이 되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또 별개로 불펜에서만 김도규(0이닝 3실점), 이인복(⅔이닝 3실점), 김창훈(1⅓이닝 5실점)까지 3명이 11점을 헌납했다. 6월 팀 타율 0.301로 막강했던 타선은 7월이 되자 팀 3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차갑게 식었다.

롯데는 6월 한 달 동안 4, 5월과 비교해 보면 전력이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6월에만 14승 11패를 올리며 승률(0.560) 3위에 올랐다. 그런데 선두를 달린 팀 타격과는 정반대로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5.24로 9위에 머물렀다. 그중 구원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6.02로 높았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제외한 투수들의 부진과 잇따른 부상으로 전력을 정상화하기 어려웠던 롯데 불펜은 승리기여확률합산(WPA, 스탯티즈 기준)에서도 음수(-3.27, 10위)를 기록했다.

수비력이 부족하다면 공격으로 메운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공격에서 상쇄해 준다면 모자란 수비력도 일부 가릴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패한다면 이는 더 부각되기 마련이다. 결과를 떠나 수비가 3점을 헌납한 사실도 바뀌진 않는다. 공격이 4골 이상 넣어 주지 않으면 결코 이길 수 없는 경기다. 그리고 공격이 터질 거라는 보장은 없다.

야구에서는 안정적인 수비와 투수력을 가진 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타격은 컨디션이 오르내리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잦다는 생각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과거 모 감독은 “어제 4안타를 쳐도 오늘 무안타를 치는 게 타격이다”라며 “당장 한 경기에서 안타를 못 쳤다고 부진하다고 할 순 없지만 그만큼 타격은 쉽게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토록 뜨겁던 롯데 타선도 매일 같을 순 없다. 마운드에 돌아올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을 기다리는 롯데다.

사진=고척, 고아라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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