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엄영수가 수석으로 입학한 농업고등학교를 다니다 가출을 한 이유를 밝혔다.
23일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코미디언 엄영수가 출연해 52년 전 헤어진 친구를 찾았다.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엄영수는 "어머니가 생계를 책임지셨다. 아버지는 상업학교를 나오셨다. 아버지는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유식한데 내가 못 사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일을 안 하셨다. 그러면서 빚보증은 많이 서셨다"고 어린 시절을 전했다.
엄영수는 "우리 가족이 웃을 일이 없다. 집안이 어려우니까 식구끼리 매일 다퉜다. 내가 웃겼을 때 사람들이 웃으면 너무 좋았다"면서 코미디언을 꿈꾸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 정도로 효심이 강했던 엄영수는 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서울로 가출했다. 엄영수는 "발안중학교 시절에 삼총사가 있었다. 셋이서 서울 고등학교에 가서 꿈을 펼치자고 했다"고 서울 드림을 꿈꿨다.
서울 유학을 반대했던 부모님에 엄영수는 "약간 창피한 감정이 있었다. 같이 가서 뭘 해보자고 하고 앞장 서서 그렇게 하더니 나만 뒤에 남고 애들은 다 떠났다"며 수석 입학한 농업고등학교를 뒤로 하고 서울로 떠났다.
공사장에서 노숙을 하다가 친구 집에서 열흘을 지낸 엄영수는 친척 집을 떠돌며 지냈다. 엄영수는 "4개월 뒤 겨울에 일하는 곳으로 형이 찾아왔다. 어머니가 병이 날 정도였다. 아버지가 강인한 분인데 나한테 아무 말씀도 못 하셨다"면서 부모님의 서울 유학 허락을 받으며 집으로 가출 생활을 끝내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성북동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집안의 지원으로 성북동에 집을 구했다. 동일 학군 고등학교에 우선 진학을 하는 '동일계 무시험제도' 때문에 엄영수는 서울에서 갈 수 있는 학교가 없었다. 서울 시내에서 100명을 시험으로 뽑는 성북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거처를 성북동으로 결정했다.
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400명중 6등을 한 엄영수는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교 2학년 때 불의의 사고를 당한 엄영수는 엄지발가락이 잘려나가는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엄영수는 좌절하지 않고 작품을 더 많이 보며 기회를 만들었다.
엄영수는 "나한테 사건, 사고가 많이 안 닥쳤으면 신세 진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챙겼을 텐데 너무 미안하다. 만약 치매가 온다든지 악화되면 잊을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17살에 헤어진 친구를 찾았다.
dew89428@xportsnews.com / 사진=KBS 2TV 방송 화면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