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박)세혁이는 파울 공에 맞으면 굉장히 아플 텐데도 내색하지 않더라. 나도 포수 출신이라서 얼마나 아픈지 아는데…."
지난 9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54일 만에 1군 엔트리에 합류한 두산 베어스 박세혁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방송 인터뷰 중 울음을 애써 참았다. 운동선수로서 큰 부상을 당했던 당시의 감정과 자신을 믿고 기다려 준 가족, 특히 아버지인 박철우 두산 퓨처스 감독을 향한 감정까지 뒤섞여 북받친 듯했다. 지난 4월 16일 잠실 LG전에서 안면에 투구를 맞고 안와골절상을 입은 박세혁은 수술에 이어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재활을 해야만 했는데, 이날 복귀전에서는 기회를 확대하는 안타도 신고하며 14-8 승리를 이끌었다. 또 오랜만에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쓰며 6이닝 동안 투수들과 호흡했다.
김태형 감독은 애초 이주 주말 3연전쯤 박세혁을 불러 올릴 계획도 갖고 있었다. 물론 회복세가 빨랐기에 당장 경기를 뛰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박세혁은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했는데, 8일 함평 KIA전에서는 2루타를 더한 멀티 히트를 치며 기량을 점검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빈자리를 메우던 장승현이 8일 경기에서 손목에 투구를 맞으며 선발 출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다소 이른 시점에 합류해야 했다. 그럼에도 박세혁은 두산이 바라는 모습 그대로였다.
김 감독은 "이날 세혁이가 뛰는 걸 보니 컨디션도 괜찮은 것 같다. 앞으로도 경기하면서 감각도 좋아지며 괜찮아질 거다. 다른 부분도 전혀 이상 없으니까 몸 상태를 체크해 가며 내 보내겠다"며 "경기가 끝나고 세혁이가 우는 걸 봤는데 부상당했을 당시 했던 생각이 났을 거다. 선수가 눈이나 얼굴 쪽, 또는 슬라이딩하다가 무릎이 돌아가거나 하면 '내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 그러면서 여러 감정을 들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세혁이가 부상당하고 나서 부상 부위와 상태를 보고받았을 때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경기하다가도 파울된 공에 맞으면 굉장히 아플 텐데도 세혁이는 내색하지 않는 선수다. 나도 포수 출신이라서 얼마나 아픈지 안다. 그런데 세혁이는 회복도 빠르고 정신력도 강한 선수다.티내는 일이 전혀 없다. 처음에 눈쪽에 맞았다고 해서 굉장히 큰 부상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눈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고, 생각보다 빨리 회복된 거 같았다"고 말했다.
두산은 박세혁의 복귀로 포수층이 더 두꺼워졌다. 박세혁이 없는 동안 장승현이 주전 선수로도 손색없을 만큼 성장했다. 3인 체제로 갈는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지만 최용제까지 공수 능력에 따른 여러 포수 옵션을 보유하게 된 상황이다. 김 감독은 "세혁이가 아픈 곳은 없다고 해도 오랜 기간 쉬었으니 경기 감각까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거다. 경기 체력은 또 다르다. 승현이도 잘하고 있으니 세혁이와 함께 상황에 따라 잘 기용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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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