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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그동안 日견제 어떻게 이겨왔나

기사입력 2010.12.30 12:0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일본 NTV가 김연아(20, 고려대)의 훈련 장면을 몰래 촬영해 방송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NTV는 자사 프로그램인 '진상보도 반키샤'를 통해 미국 LA 이스트웨스트 팰리스 아이스링크에서 훈련하고 있는 김연아의 모습을 사전 동의 없이 촬영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NTV는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오히려 '거짓말'을 하는 뻔뻔함을 멈추지 않았다. NTV는 "김연아의 훈련 연습은 공공장소에서 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 또한, 처음에는 항의를 받았지만 취재에 대한 양해를 얻고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올댓스포츠 측은 "NTV 촬영을 허락했던 적은 전혀 없었다. 아이스링크 내에서 선수 측 동의 없이 몰래 촬영을 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NTV가 사과방송을 해야한다는 자세는 변함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 올댓스포츠는 "이번 사건으로 김연아의 세계선수권 출전에 차질을 발생할 경우, NTV에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었다.

남자 싱글과 여자 싱글에서 세계 정상급 스케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피겨 강국'의 반열에 올라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피겨 열기가 가장 뜨거운 나라 중 하나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이토 미도리가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러한 '미도리 충격'은 곧바로 대대적인 투자로 이어졌다. 특히, 일본 피겨 스케이팅의 '메카'인 나고야 시는 많은 아이스링크가 집결돼있다. 또한, 돈이 많이 드는 피겨 스케이팅을 시킬만한 부유한 중산층들이 많아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2011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11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아사다 마오(20), 안도 미키(23), 그리고 무라카미 카나코(16)는 모두 나고야 출신이다.
두터운 선수층과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세계정상급 선수들을 배출한 일본은 이토 미도리 이후, 16년 만에 투자의 결실을 맺었다.

바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아라카와 시즈카(29)가 일본 피겨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라카와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와 사샤 코헨(미국)을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아라카와의 금메달 획득에 고무된 일본은 차기 올림픽인 밴쿠버까지 겨냥한다. 그리고 일본 언론들이 '천재 소녀'로 추켜세운 아사다 마오를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만들기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밴쿠버올림픽에는 아사다를 비롯해 안도 미키와 스즈키 아키코(25) 등이 출전했다. 풍부한 선수층을 앞세워 벤쿠버 정상 등극을 노렸지만 김연아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일본 스케이터들은 경기 전 이루어지는 워밍업 시간 때, 김연아를 경계하는 스케이팅을 펼쳤고 김연아 본인도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었다.

또한, NTV는 밴쿠버 올림픽 때, 심판들의 채점 모습을 몰래 촬영해 내보냈다. 철저하게 보안으로 유지되어야할 심판들의 채점모습까지 방송으로 내보낸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심판의 채점으로 결과가 나타나는 피겨 스케이팅은 정치적인 요소를 피해갈 수 없다. 일본은 ISU(국제빙상경기연맹)애서 가장 많은 스폰서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피겨 스케이팅과 관련된 국제대회도 가장 많이 치르는 국가이다.

일본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금메달의 주인공은 자국 선수가 아닌 김연아였다. 아사다 마오가 올림픽에서 김연아에게 23점차로 대패하자 일본 피겨 팬들의 실망감과 좌절은 상당했다.

기록상으로 나타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실력 차이는 라이벌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엄청났다. 매번 출전하는 대회마다 일본 스케이터들을 상대한 김연아는 압도적인 승률을 보이며 '승자'로 군림했다.

일본 스케이터들을 비롯해 정상급 스케이터들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김연아는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압도적인 강자'로 거듭났다. 시카고 트리뷴의 피겨 스케이팅 전문기자인 필립 허쉬는 "피겨 여자 싱글은 김연아와 그 외의 선수들로 구분할 수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9개의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스폰서와 두터운 선수층, 여기에 최고의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한 시스템까지 갖춘 일본을 김연아는 '철저한 실력'으로 극복해냈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DB, 올댓스포츠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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