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22 18:48 / 기사수정 2007.05.22 18:48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치른 팀은 모두 32팀. 그 중 30팀은 모두 패배의 쓴 맛을 보았고, 단 두 팀만이 모두가 고대하던 아테네에서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를 리버풀과 밀란은 그야말로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팀이다. 두 팀 모두 각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적을 거둔 팀이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수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팀이다. 양 팀 모두 최근 리그 우승과는 인연이 없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공통점도 있다. 무엇보다, 두 팀은 2년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났던 팀이다.
거대한 '전통'의 충돌
최근 양 팀의 국내리그 성적은 괄목할 정도는 아니다. 밀란은 90년대 5차례 스쿠데토를 차지하였지만 2000년 이후 딱 한 번 우승을 경험하였을 뿐이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18번 정상에 올랐지만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양 팀은 유럽무대에서 너무나 놀라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버풀은 2001년 UEFA컵에 이어 2005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였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바로 밀란을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밀란은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가장 많은 12개의 유럽대회 트로피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세 번 오른 경력을 자랑한다.
엄청난 '전통'을 가진 것은 비단 팀만이 아니다. 살아있는 전설 파올로 말디니는 밀란에서 네 번이나 챔피언스리그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고, 다섯번 째 메달에 도전 중이다. '페널티킥 전문 골키퍼' 페페 레이나는 유러피안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아버지 미구엘 레이나(당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키퍼)의 설움을 씻으려 노력할 것이다. 한편 밀란의 안첼로티 감독은 선수로서도 밀란 유니폼을 입고 세 차례 유러피안컵을 들어올린 전적이 있다.
2년만의 재대결, 바뀐 것과 바뀌지 않은 것
2005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맞붙은 후, 두 팀은 2년동안 만난 적이 없다. 2년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52초만에 나온 말디니의 선제골과 크레스포의 두 골로 밀란이 3-0으로 앞서갔으나, 리버풀은 후반전 들어 7분만에 세 골을 넣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양 팀의 대결은 승부차기까지 갔고, 두덱의 '그로벨라 춤' 선방으로 리버풀이 3-2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었다.
두 팀의 스쿼드는 2년 전과 달리 많은 것이 변했다. 우선 밀란은 스트라이커 셰브첸코와 크레스포가 각기 첼시와 인테르로 팀을 옮겼다. 노장 미드필더 후이 코스타와 든든한 센터백 스탐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마지막 축구인생을 정리 중이다.
리버풀은 지난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1등공신 두덱이 레이나에 밀려 후보로 전락했으며, 곧 팀을 떠날 전망이다. 하만, 트라오레, 스미체르는 모두 다른 팀으로 떠났다. 오언이 떠난 뒤 리버풀의 공격을 책임졌던 바로시와 시세 모두 현재 리버풀에 없다.
하지만 두 팀의 핵심, 카카와 제라드만은 팀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두 미드필더의 활약 여부는 팀 전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특히 카카는 공격수보다 더 많은 10골로 챔피언스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고, 제라드 역시 3골 2도움으로 중요할 때마다 큰 활약을 해주었다.
누군가는 져야한다
양 팀 모두 최고의 선수와 함께 최고의 기록을 올리고 있지만, 누군가 이기기 위해서는 또 누군가 패배의 눈물을 흘려야한다. 양 팀의 기록을 살펴보았을 때, 패배를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리버풀은 베니테즈 감독 부임 이후 매 시즌 트로피를 하나씩 거머쥐었다. 베니테즈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작년에는 FA컵 우승을 이루며 컵대회에 유독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며 베니테즈 감독의 '즐거운 기록'을 이어가고자 한다.
한편 밀란은 최근 5년간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당한 기록을 올렸기에, 이를 우승으로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2년 전 리버풀에 패배한 것의 앙갚음을 위해서도 말이다. 과연 리버풀이 2년 전 즐거운 추억을 되살릴지, 밀란이 앙갚음에 성공할지,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acmilan.com, liverpool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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