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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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지음-서정아, 히트작사가 자매가 말하는 작사 잘하는 법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1.05.16 11:50 / 기사수정 2021.05.20 22:13



(인터뷰②)에 이어. 가온차트 공인 1억 스트리밍곡(‘살짝설렜어’-‘돌핀’)을 보유한 자매라는 진귀한 기록을 보유한 서지음-서정아 자매.

서로가 생각하는 서로의 작사 스타일은 어떨까. 

서지음 작사가는 “나는 작사가가 가사 안에서 최대한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서정아 작사가는 약간 귀엽고 통통 튀는 스타일이 가사에서 좀 드러난다. 아무래도 저보다 훨씬 어리다 보니, 정말 어린 사람이 쓰는 가사의 ‘바이브’가 있다”라고 평했다. 이러한 평에 서정아 작사가는 “아직 내가 프로 작사라고 생각 안 해서 쑥스럽다”라고 반응했다. 그는 “잊고 있다가 ‘아 내가 돌핀 썼지’ 이럴 때가 있다”라고 했다.

이후 서정아 작사가는 서지음 작사가의 장점에 대해 “가사의 결이 다르다”라고 평했다.

그는 “언니가 제 가사를 대부분 검토해 준다. 이거는 ‘나’보다 ‘너’로 바꿨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이라는 것이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언니가 말한 형태로 바꾸면 글이 또 다른 느낌으로 변한다. 그런 게 정말 신기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서정아 작사가는 “저는 다른 부분이 좋으면 한두 줄 정도는 버려도 된다는 주의인데, 언니는 다 괜찮게 만들려고 한다. 정말 꼼꼼하다. 한 줄 한 줄 버리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는 주의다. 이런 섬세함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작사 스타일’로 이야기를 옮겼다. 

서지음 작사가는 “저라는 사람이 공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떤 사람은 기억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나는 장소의 영향을 받는 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대자연을 많이 쓰는 편이라 공간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사 쓸 때 제일 먼저 마음속에 세트를 짓는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서지음 작사가는 “화자 표현을 할 때 누구나 들어도 공감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말이 될 수 있도록 좀 열어놓고 쓰는 편이다”라며 해석의 자유도를 중시하는 성향이라 설명했다. 이에 대한 예시로 든 작품이 오마이걸의 ‘클로저’. 그는 “저는 ‘클로저’는 완전히 열어놓고 썼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도록 말이다”라며 당시 의도를 설명했다.

이에 서정아 작사가는 “내가 말한 섬세함이 바로 이런 거다. 약간 변태 같다”라고 반응했다.

그렇다면 서정아 작사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작사 스타일은 어떨까. 이 질문에 그는 ‘물’이라는 다소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자신이 물을 좋아하고 수영을 좋아해서 작사에 그런 내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그는 예시로 오마이걸 ‘심해’(마음이라는 바다), 오마이걸 유아 솔로곡 ‘다이버’ 등을 언급했다.

서정아 작사가는 “유아 ‘자각몽’에도 ‘물속인데 숨을 쉬네’ 이런 가사가 나오지 않나. 이런 것 좋아한다”라고 본인의 확고한 작사 취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러한 작사 취향이 이번 오마이걸 앨범에도 반영됐다고. 그 노래는 ‘스완’이다.

그는 “나는 원래 물을 무서워했고 배영도 무서워했다. 근데 이후에는 물도 좋아지고 배영도 좋아졌다”라고 말한 뒤 “‘스완’ 가사 중 ‘눈 감고 가만히 몸을 띄워’라는 가사가 있는데, 눈감고 호수 위에 몸을 띄우면 배영이 되지 않나. 가사로 백조가 발을 젓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를 표현하고 싶었고, 배영이 편안하다는 걸 넣고 싶었다”라며 남다른 배영 사랑(?)을 드러냈다.

이 말에 서지음 작사가는 “생존 수영 같은 건가?”라고 반응했고, 서정아 작사가는 “사실 백조가 배영을 한다는 것이 이과적으로 말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작사가로서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해보면 텔레파시처럼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한다.

서지음 작사가는 “얘 스타일과 내 스타일의 교집합이 크다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정아 작사가가 쓴 것을 봐도 내가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그리고 서로의 가사를 보지 않고 써도 비슷한 단어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서정아 작사가는 “언니가 쓴 ‘던던댄스’에 ‘작은 점’이라는 가사가 나오지 않나. 근데 내가 쓴 ‘초대장’이라는 노래에도 ‘점 보다 작은걸’이라는 가사가 있다. 서로 안 보고 썼는데 그런 공통점이 나오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서 그는 “작년에 나온 오마이걸 유아의 솔로곡 ‘숲의 아이’(서지음 작사가 참여)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 노래에 ‘길을 잃으면 키가 큰 나무에게 물어야지’ 이런 가사가 있지 않나. 근데 나도 ‘자각몽’에 ‘길을 잃으면 높은 나무에게 올라가야지’ 그런 가사를 넣고 싶었다. 근데 노래에 맞지 않아서 넣지 않았는데 ‘숲의 아이’에 내가 생각한 가사와 비슷한 가사가 있더라”라며 신기해했다.



자신만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두 사람. 과연 이들이 말하는 ‘작사 잘하는 법’은 무엇일까.

서지음 작사가는 “인스타그램 통해 질문이 엄청 많이 온다. 작사 꿀팁, 작사가 되는 법 등등. 하지만 ‘뭔가를 하면 잘할 수 있다’라는 것은 솔직히 약 파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작사 잘하는 법은 결국 ‘많이 써보는 것’이었다. 서지음 작사가는 이 이야기를 할 때 ‘작사 근육’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가사 쓰는 근육을 계속 쓰다 보니 그 근육이 커진 거 같다는 것.

서지음 작사가는 “2012년에 시작해서 9년 정도 했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가사를 쓸지 몰랐다”라며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시간도 오래 걸렸고, 가사 하나를 쓰는데 노력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도 노력도 적게 드는데 나름 꽤 괜찮은 가사를 쓰게 됐다. 짬이 찬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누적된 시간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

앞서 작사할 때 공간을 강조했던 그는 “마음속 세트를 잘 지으려면 세트를 지었다 부수고 지었다 부수고 해야 한다. 그래야 스토리가 나온다”라며 반복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서정아 작사가 역시 “저도 예전엔 시간이 엄청 많이 들었다. 카페에 바리바리 자료를 싸들고 가서 작업했는데 잘 안 되더라. 3, 4일 지나도 가사 한 줄 안 나오고 그랬다”라며 초창기 어려움에 대해 회상했다. 계속 반복해서 하다 보니 조금씩 늘더라고.

이러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아무리 창의적인 직업이라 해도 반복 숙달이 기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서지음 작사가는 “요즘 이 친구가 되게 행복해하고 있다”라며 서정아 작사가의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서정아 작사가 역시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오마이걸 수록곡 중에 이런 거 저런 거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보게 되는데 다 제가 참여한 곡이더라. 그래서 ‘이게 행복이구나’라고 여기고 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오마이걸 앨범에 참여한 노래들도 가사 좋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서 정말 좋았다고.

이어서 “저는 타이틀보다는 수록곡 참여 비중이 높은데. 그 곡들도 빠짐없이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수록곡에도 정성을 많이 들이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라며 감사와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터뷰의 마지막은 서지음 작사가가 맡았다.

그는 “K-POP을 즐겨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저는 묵묵히 가사를 열심히 쓸 예정이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면 좋겠다”라는 멘트로 이번 인터뷰를 마쳤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지음악단-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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