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배우 박예니가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감독 이창원 권성모)로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12일 개봉한 '내겐 너무 소중한 너'는 돈만 빼고 세상 무서울 거 없던 재식(진구 분)이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손끝으로 세상을 느끼는 아이 은혜(정서연)의 가짜 아빠를 자처하면서 시작된 특별한 만남을 그린 작품. 박예니는 치매인 아버지와 조카들을 돌보기 위해 도시에서 전공하던 무용을 중단하고 시골로 내려온 연주를 연기했다.
지난해 연기 활동을 시작한 박예니에게 '내겐 너무 소중한 너'는 스크린 데뷔작. 개봉 당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박예니는 "기분이 너무 좋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하다. 처음이라는 의미가 크긴 한데, 영화 자체가 너무 따뜻하고 의미 있어서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는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박예니가 연기한 연주는 시골에서 치매 아버지, 조카들을 돌보며 지내는 밝은 캐릭터. 시골로 온 재식, 은혜와 인연을 맺게 되는 인물이다. 박예니는 연주 캐릭터를 어떻게 풀어내려 했을까.
"겉으로 보기엔 천진난만하고 밝아 보여도 알 건 다 알고 밝은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을 잠시 중단하고 아빠랑 조카들을 돌보기 위해 시골로 내려왔으니까,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조금 힘든 상황일 수도 있지 않나. 이 상황에서 이 친구가 엄청 많이 웃고 밝은 얼굴을 하고 있으면 더 어른스러워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제 성격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편하게 촬영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화기애애했던 촬영 현장도 회상했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는 70% 이상이 전북 정읍에서 촬영됐다. 박예니는 "왔다갔다하며 촬영을 했는데, 한 번에 일주일을 있었던 적도 있다"며 "시골만의 정서가 있었다. 그럴싸하게 세트장을 지어놓고 찍은 게 아니라 누군가 살고 있는 예쁜 집에서 촬영을 했다. 집집마다 개가 있어서 소리 때문에 촬영이 중단되기도 하고, 농기구 때문에 중단된 경우도 있었다. 간접적으로 배운 게 많았던 현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첫 영화 촬영이었음에도 진구, 강신일 등 선배들 덕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제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은게 감독님들도 그렇고 같이 해주신 배우님들도 그렇고 처음이라는 생각을 안 들게 해주셨던 것 같다. 신인이 누릴 수 있는 가장 맥시멈의 자유를 누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진구 선배는 젠틀하게 '어떻게 하고 싶어?'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강신일 선배와 촬영을 할 때는 선배 눈빛을 보고 눈물이 터지기도 했다. 대사가 없었는데 대사를 하면서 눈물을 쏟았다"고 밝혔다.
아역배우 정서연 양과의 호흡도 짚었다. 정서연은 시청각장애인인 은혜를 연기, 호평을 끌어낸 바. 박예니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가진 어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기를 왜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그런 걸 많이 생각하더라"고 회상했다.
시청각장애를 소재로 삼은 작품인 만큼 책임감도 있었을 터. 이에 대해선 "장애에 대한 괴리감을 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몸이 다 다를 수 있다는 인식이 더 생겼으면 한다"며 "감독님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너무 장애에만 포커스를 하면 우울한 영화가 된다고. 장애는 우울한 게 아니다. 소통의 중요성, 가족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거지, 너무 거기에 집중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장애라는 걸 크게 괴리감 있는 무언가로 생각하지 않았다. 유치원 떄 처음 사귄 친구 중에 다리가 불편한 친구가 있었는데, '키가 크고 작고', '눈이 파랗고 까맣고'처럼 몸의 차이라고 인식을 했다"며 "대학교에서도 배우들의 퍼포먼스에 대한 수업을 들었는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무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더라. 미국에서는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예니는 뉴욕대학교 티쉬 예술학교 연기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하버드대학교 A.R.T. 연기과 석사 출신이기도 하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