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윤혜진이 어린 시절 방황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윤혜진은 29일 개인 유튜브 채널 왓씨티비(What see TV)를 통해 "오랜만에 토크쇼. 나의 방황기. 발레 때려친 시절. 그래도 소중한 나의 과정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과 함께 윤혜진은 "오늘은 어쩌면 발레를 포기할뻔했던 제 성장 과정 중 한 부분을 얘기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다. 결과만 보고 무조건 탄탄대로만 걸었다고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저도 진짜 가지가지 했다. 엄마, 아빠 미안합니다"고 글을 남겼다.
이어 "나한테 맞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를 찾는 게 어렵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재능은 있다고 믿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날 미워하고 있는 분들 계신다면 그러지 마시고 우리 같이 힘내요. 지금 그 시간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더라"고 덧붙였다.
윤혜진은 영상에서 "저도 발레를 쭉 했지만 발레를 때려치고 말고 힘들고 다시 하고 던져 버리고 방황했던 시절도 있었다. 열심히만 했겠냐. 저는 힘들지 않았는데 엄마는 많이 힘드셨을 거다"고 운을 떼며 뉴욕 유학 시절을 떠올렸다.
윤혜진은 "발레만 있는 줄 알았는데 넓고 큰 세상을 보게 됐다. 제가 측만증이 심한데 한 번 부상을 입게 된 거다. 그 부상 때문에 살은 찌고 연습도 제대로 못했다. 한국에 갔는데 엄마는 '쟤가 어떻게 저렇게 돼서 왔냐'며 울었다. 가족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또 스트레스인거다. 난 죽어야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무래도 한국 친구들 사이에서 잘 한다는 얘기를 듣고 갔는데 완전 우물 안 개구리였다. 신체적인 조건들에서 길이로는 안 밀렸는데 인형 같은 비주얼들 사이에서 달덩이 같은 제 모습을 보면서 자존감이 무너지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가서 3년쯤 생활했을 때 허리 부상 입고 발레를 그만 두겠다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윤혜진의 갑작스러운 선언에 가족들은 난리가 났다고. 그는 "엄마가 속상해하셨는데 그래도 제 뜻을 들어주셨다. 뉴욕은 사실 한국말을 쓰는 곳이 많다. 그래서 영어를 한국에서 잠깐 썼다. 심지어 영어 선생님이 한국 분이었다. 그래서 친구를 따라 공부 학교에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발레를 그만둔 윤혜진은 미네소타에 있는 위노나라는 작은 마을로 향했다고. 윤혜진은 "엄마가 속 터졌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거기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또 발레부가 있었다. 발레부 선생님이 저를 만나보고 싶다더라. 제 이야기를 하면서 발레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허리 치료를 알아봐주신다면서 공연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당시 발레가 싫어 작은 마을의 학교로 떠났지만 자신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발레부 선생님 덕분에 윤혜진의 자신감은 점점 상승했단다. 윤혜진은 "발레와 떨어질 수 있었는데 결국 발레더라. 그런데 나는 그 선생님이 너무 좋으니까 실망시켜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잘한다고 하고 예쁘다고 칭찬해주니까 마음이 오락가락 하더라"고 웃었다.
윤혜진은 이어 "1년 학교 다니면서 영어도 늘고 몸이 회복됐다. 그 선생님의 뜻으로 다시 발레를 해야겠다 싶었다. 이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발레에 대한 진심이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발레하면서 하기 싫다고 하면 어느 정도 시간을 가져봐야하는 것 같다. 그만둔 이후에 내가 뭘 원하는지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시 뉴욕으로 돌아갔다는 윤혜진은 "그때는 어리고 눈치도 많이 보던 성격이라 졸업 3개월을 남기고 한국으로 왔다. 엄마가 '정신이 나간 애냐'고 했다. 그때 한국에 가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 가장 심했던 사춘기였던 것 같다. 이제 와서 보면 제일 방황했던 한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뉴욕에서 미처 마치지 못한 3개월의 과정 때문에 윤혜진은 다시 서울예고에 들어가 졸업장을 땄다고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후 세종대까지 들어갔다는 윤혜진은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어떤 마음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분명히 발레는 좋은데 외국가서 느꼈던 것은 넘어서야지가 안 됐다"고 밝혔다.
덧붙여 "10년 동안 국립발레단 생활하고 알 만큼 아는 상태에서 모나코 발레단에 가면 이제는 조금 더 잘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국립발레단에서 10년이란 세월을 공부를 했고 경험했으니 이제 외국 나가도 내가 잘할 수 있는 나만의 것을 알아서 가니까 기뻤다"고 전했다.
끝으로 윤혜진은 "양면의 감정을 모두 느낀 것 같다. 여기서 활동을 할 때 창피할 수도 있는 기억인데 창피하지 않다. 사람이 살면서 모든 경험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 같고 어른이 되는 것 같다"면서 "혹시라도 젊은 친구들 중에 스스로 냉정하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마라. 본인이 못난 프레임을 씌우지 마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hiyena07@xportsnews.com / 사진=윤혜진 왓씨티비 유튜브 영상 화면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