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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스포츠 15人 ⑦] 박지성, '산소탱크'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기사입력 2010.12.23 08:15 / 기사수정 2010.12.23 08:15

김지한 기자


- [2010 스포츠 15人 ⑦]  박지성 편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0년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평소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지만 그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역시 박지성'이라는 찬사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대표팀 뿐 아니라 소속팀 맨유에서도 박지성의 존재감은 에이스급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름 없는 영웅'에서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고 있는 박지성은 이제 서른 줄에 접어든 이 시기에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지성은 올해 초부터 한창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2009-10 시즌 무릎 부상 여파로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뛰기 시작했던 박지성은 2월 첫 날 아스널과의 리그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전 AC밀란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다 3월 21일,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시점에서 가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15분 대런 플래처의 패스를 받아 다이빙 헤딩으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박지성 스스로도 최근 이 골을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이라고 소개하기도 했고, 그야말로 존재감을 제대로 알린 인상적인 득점포였다.

비록, 소속팀 맨유는 평소보다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칼링컵 우승에만 만족해야 했지만 박지성은 꾸준하게 좋은 활약으로 시즌 26경기 4골-1도움을 기록하며 2009-10 시즌을 마쳤다.  공격포인트가 모두 후반기, 올해 초에 터졌던 것이 눈에 띄었다.

소속팀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박지성은 국가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3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올해 국가대표 경기에 나섰던 박지성은 5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5분 만에 뛰어난 발재간을 활용한 기습 슈팅 골로 결승골을 뽑아내 2-0 완승에 기여했다. 골을 넣은 뒤 일본 관중을 향해 보란듯이 당당하게 쳐다보는 세레모니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로 나선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박지성은 또 한 번 활발한 몸놀림과 성실한 플레이로 활약을 거듭했다. 1차전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는 1-0으로 앞선 후반 7분, 결승 쐐기골을 터트리며 첫 승은 물론 개인으로는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득점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한 박지성은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월드컵 이후 곧바로 새롭게 2010-11 시즌을 맞이한 박지성은 더욱 달라진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잇달아 남겼다. 전체 일정의 절반 가량을 소화한 현재 17경기에 나서 6골-4도움을 기록해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개인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요한 순간마다 박지성은 더욱 과감하고 공격적인 몸놀림으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유기적인 팀플레이는 위협적인 공격으로 이어지는데 큰 힘이 됐다.

특히, 주력 선수들이 잇달아 부상을 당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무패로 리그 1위를 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 역시 박지성의 최근 활약상을 높이 평가했으며, 리오 퍼디난드를 비롯한 동료 선수들의 신임도 이전보다 더 두터워졌다. 예년과 다르게 시즌 초반부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주전 자리를 거의 꿰찬 것 자체가 매우 의미있었다.

그런 가운데서 박지성은 최근 다음달에 열리는 2011 아시안컵 후 국가대표 은퇴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의 몸상태가 받춰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데다 기량 좋은 후배들에 길을 터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대해 축구인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고,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상당수 축구인들은 박지성의 은퇴를 만류할 움직임을 보였다. 그만큼 박지성의 존재감이 대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박지성은 아시안컵에서 51년 만의 우승을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월드컵, 클럽 각종 국제 대회에서 잇달아 좋은 성적을 낸 만큼 대륙 최고 대회인 아시안컵 우승으로 한국 축구의 위상을 알리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또 한 번 높이기를 희망한다. 올해 좋은 성과를 잇달아 냈지만 더 큰 목표를 향해 또 한 번 다부진 각오를 밝힐 박지성의 또다른 도전에 많은 축구팬들은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

[사진= 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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