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현세 기자] "나는 입단 초 늘 백업 선수였다. 밑바닥부터 시작했는데도 괜찮았다. 속으로는 '그때는 더 못했는데, 뭐가 두렵겠느냐'고 생각했다."
최근 3년 동안 KIA 타이거즈 1번 타자로서 자리매김해 오고 있는 최원준은 최근 3경기 13타수 1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14일 광주 롯데와 경기에 최원준을 5번 타순에 배치했다. 그는 "최원준 스스로 만족 못 하고 있는 것 알고 있다. 부담 덜어 주려 뒤에 배치했다"고 했다. 개막 첫 5경기 연속 안타를 쳐 왔는데도 최근 몇 경기 타격 페이스가 잠시 떨어졌다고 상심하지 않게 조치했다.
효과를 봤다. 최원준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는데, KIA 공격 시작과 끝 모두 책임졌다. 1회 말 2사 1, 2루에서는 롯데 선발 투수 이승헌으로부터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쳐 앞서 나가는 데 일조했다. KIA는 8회 초 동점을 허용했는데, 연장 12회 승부 끝에 3-2 승리했다. 최원준은 선두 타자 안타를 쳐 출루했고, 이어 다음 타자 희생 번트 뒤 3루 도루를 성공했다. 끝내기 희생 플라이 주인공 김민식은 "원준이가 3루 도루를 해 줘 훨씬 편안했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3루 도루는 김종국 주루코치께서 '너는 늘 그린 라이트다. 나를 믿고 자신 있게 뛰라'며 '죽는 것 두려워 말라'고 하셔서 자신 갖고 뛰었다"며 "사실 나만 아니라 팀 전체 타격 사이클이 올라와 있는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나)지완이 형, 터커, (최)형우 형 모두 올라올 수 있는 타자다. 한두 경기 이겨 나가다 보면 정상 궤도에 오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14일 경기에서는 5번 타순에 배치돼 맹활약했으나, KIA로서는 최원준이 다시 1번 타순에 배치돼 줘야 이상적이다. 최원준은 "1번 타순에 배치돼 볼넷도 많지 않았다. 타석 수는 많이 오는데, 쫓기는 듯했다. 5번 타순에 가게 돼 한편으로는 마음이 조금 놓였는데, 타이밍 잡아 가는 데 있어서 잠시 쉬어 가도록 해 주셨다고 생각했다. 송지만, 최희섭 코치님께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해 보자'고 해주셨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작년 시즌 123경기 타율 0.326(359타수 117안타)를 쳐 데뷔 5년 만에 개인 최다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타격 정확도를 높게 평가받는 타자로서 장점을 살리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형우 형 같은 타자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NC에 있는 (박)민우 형에게 조언을 구했다. 나는 1번 타자로서 게임 플랜을 세우는 데 아직 부족하다. 그런데 형은 1번 타자로서 오래 뛰어 왔으니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해서 여러가지 물어 봤다. 마음가짐도 새로워졌다"고 했다.
계속 연구하고 극복하려 했다. 최원준은 "경기장에 와 미리 연습 배팅하러 나갔다. 방망이 길이를 줄여도 보고 타석 위치도 바꿔 봤다. 그랬더니 작년에 좋았던 때 느낌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며 "나는 입단 초 늘 백업 선수였다. 밑바닥부터 시작했는데도 괜찮았다. 속으로는 '그때는 더 못했는데, 뭐가 두렵겠느냐'고 생각했다. 1번 타순 복귀는 감독님께서 정해 주시는 것이니 주어지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 해서 1번 타순에 복귀해야 팀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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