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김광현(3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2007년 4월 10일 문학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4회 초까지 던지는 데 그쳤다. 양준혁으로부터 피홈런 포함 8피안타 3실점했다. 당시 특급 신인이라고 평가받았으나, 데뷔부터 프로 무대를 혹독하게 겪었다.
2021년 특급 신인이라고 평가받는 롯데 자이언츠 2차 1라운드 신인 좌투수 김진욱(19) 역시 프로를 실감했다. 그는 9일 사직 키움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서 5이닝 88구 5피안타 6탈삼진 4볼넷 6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데뷔부터 패전 투수가 됐다.
프로 무대를 실감하게 만드는 선수는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3회 초 2사 만루에서 3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김진욱은 직전 두 타자 박준태, 김혜성과 승부 때 스트라이크 존 경계를 노렸으나, 존 자체가 좁아서 고전하다가 흔들렸다. 이정후와는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노림수에 당했다. 경기가 끝나고 이정후는 "초구, 2구는 변화구가 와 직구가 오리라 생각했다.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오더라. 자신 있게 휘둘렀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김진욱과 두 번 만났다. 앞서 시범경기 때 김진욱과 1타석 상대했는데, 볼 카운트 0볼-1스트라이크에 1루수 직선타를 치고 물러났다. 그런데 이정후는 정규시즌 첫 대결에 결과가 더 좋게 나왔는데도 "좋은 공을 갖고 있는 투수다. 시범경기 때와 달랐다"고 봤다.
이정후는 또 "김진욱 선수는 상대해 보니 김광현 선배 같았다. 위에서 아래로 찍어 누르는 느낌이었다"고 봤다. 이정후는 KBO 시절 김광현과 통산 타율 0.526(19타수 10안타) OPS 1.158을 기록했다. 김광현 상대 경험이 있는 이정후로서 김진욱과 상대해 보고 나서 두 투수를 경험상 가늠해 보는 것 역시 가능했다.
이정후는 "김진욱 선수와는 시범경기 때 1타석만 상대했지만, 직구 구속이 더 좋아졌다고 느꼈다. 그때보다 투구 컨디션 역시 더 올라 와 있는 것 같았다. 직구가 좋다고 느꼈는데, 그때보다 더 힘 있는 공을 쳐야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진욱은 88구 중 직구 45구를 섞어서 던졌는데, 최고 147km/h 구위 있는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자신 있게 꽂았다.
김진욱으로서 프로 데뷔 첫 경기는 액땜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도 허문회 감독만 아니라 야구계가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경기 운영 능력과 투수로서 자세, 스프링캠프부터 커브를 익히는 등 습득력과 데이터상 회전 수와 축, 역동적 투구 폼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가 적지 않다. 그는 허 감독만 아니라 여러 감독으로보터 "고졸 신인 같지 않다"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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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