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프리메라리가, 우승팀은 누구?

[엑스포츠뉴스=김명석]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것과 달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하 라리가)는 마지막까지 살얼음판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33라운드까지 진행된 라리가는 '디펜딩 챔피언' FC 바르셀로나가 승점 65점(19승 8무 6패)으로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그 뒤를 레알 마드리드가 승점 2점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여기에 승점 61점인 3위 세비야와 4위 발렌시아 역시 승점 59점으로 여전히 역전 우승의 희망을 놓지 않는 상황.

1위와 4위 간의 승점 차가 6점. 하지만, 5경기에서 얻을 수 있는 승점이 15점이기 때문에 쉽사리 우승팀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특히 1경기 차로 서로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 조금만 삐끗해도 우승컵에서 한 발짝 멀어질 수 있다.  말 그대로 '살얼음판'과 다름없는 형국이다.

　◆ FC바르셀로나 (승점 65점 19승 8무 6패, 63득점 29실점)

- 최근 5경기 성적 : 3승 2패
- 잔여경기 : 베티스(15위ㆍ홈)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6위ㆍ원정) - 헤타페 (8위ㆍ홈) - 에스파뇰 (11위ㆍ홈) - 힘나스틱 (20위ㆍ원정)

'디펜딩 챔피언' FC 바르셀로나는 세비야와 오랜 경쟁 끝에 드디어 한발 앞서나갔다. 그러나 여전히 힘겨운 타이틀 싸움은 이어가고 있다. 전년도 챔피언으로서의 여유를 부리기에는 자신들을 뒤쫓고 있는 팀들의 상승세가 무섭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 6점이라는 승점을 잃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특히 너무도 아쉬움이 남을 그들이다.

바르셀로나는 베티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헤타페-에스파뇰-힘나스틱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최하위 힘나스틱과의 경기가 마지막 경기라는 점은 바르셀로나에는 큰 부담을 덜어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6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는 양팀 모두에게 부담이 될 만한 경기. 아틀레티코 역시 바르셀로나 전을 잡고 UEFA컵 진출권 자리를 지켜냄과 동시에 호시탐탐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까닭이다.

문제는 앞으로 상대해야 할 다섯 팀과의 지난 1차전 경기 전적은 1승 3무 1패라는 것이다. 힘나스틱에게만 3-0으로 승리를 거뒀을 뿐 베티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헤타페와는 1-1로 비겼다. 에스파뇰에게는 1-3 완패를 거둔 바 있다. 물론 시즌 중반의 일이긴 하지만 이 다섯 팀에게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점이 바르셀로나의 쉬운 우승을 점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분명 바르셀로나는 승점 2점이 앞서 있고, 우승 후보군끼리의 맞대결이 없어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세비야를 제외한 다른 클럽들과의 상대전적에서 밀리고 있어 승점이 동률일 경우 그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점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 레알 마드리드 (승점 63점 19승 6무 8패, 51득점 31실점)

- 최근 5경기 : 4승 1패
- 잔여경기 : 에스파뇰(11위ㆍ홈) - 레크레아티보 (7위ㆍ원정) - 데포르티보 (13위ㆍ홈) - 사라고사 (5위ㆍ원정) - 마요르카 (12위ㆍ홈)

최근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의 상승세는 그야말로 '거침없다'. 우승권 4인방 중 발렌시아와 세비야를 차례로 무너뜨리며 4위에서 2위로 점프한 레알은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뒀다. 다른 우승 후보군들에 견주어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것. 시즌 중 언론과 팬들의 맹비난의 표적이었던 카펠로 감독은 다시금 명장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다만, 잔여경기들이 바르셀로나를 맹추격하기에는 약간 껄끄러운 일정이다.

확실한 하위권과의 경기가 없어 승점 쌓기가 어려울지 모른다는 점이 레알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사라고사와, 그리고 UEFA컵 존 바로 밑에 위치한 레크레아티보 등 확실한 목표를 지니고 있는 팀들과의 경기는 대접전이 예상된다. 

이는 레알에 다분히 부담스러운 경기가 아닐 수 없다. 더불어 리그 순위에 관계없이 레알 마드리드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데포르티보와의 경기 역시도 껄끄럽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레알은 최근 득점 선두에 올라선 루드 반 니스텔루이의 활약을 앞세워 이 난관을 헤쳐나갈 태세다. 연속 2골을 포함해 3경기 연속 골 맛을 보고 있는 그의 가파른 상승세는 리그 타이틀이 걸린 요즘 레알에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여기에 에메르손-디아라 라인도 중원에서 잘해주고 있어 레알의 역전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 세비야 (승점 61점 18승 7무 8패, 57득점 31실점)

- 최근 5경기 : 2승 1무 2패
- 잔여경기 : 레크레아티보 (7위ㆍ홈) - 데포르티보 (13위ㆍ원정) - 사라고사 (5위ㆍ홈) - 마요르카 (12위ㆍ원정) - 비야레알 (11위ㆍ홈)

올 시즌 UEFA컵 결승행을 확정지은 세비야. 그러나 막판 라리가 경쟁에서는 조금 주춤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한 때 바르셀로나와 선두를 다투는 그들은 지난 33라운드 경기에서 레알에 당한 2-3 패배로 3위로 밀렸다.

세비야의 남은 경기 일정은 빡빡하다. 5팀들과의 거둔 성적은 총 2승 1무 2패. 특히 레알처럼 목표의식이 확실한 레크레아티보와 사라고사와의 경기는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인 세비야에 큰 걸림돌으로 보인다. 그나마  올 시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데포르티보와의 경기가 배정된 것이 마음이 놓이는 부분.

오사수나를 제압하고 UEFA컵 결승전에 진출했고, 코파 델 레이에서도 데포르티보에 1차전 3-0 승리해 결승 진출이 유력해지는 등, 최근 팀 분위기는 좋다. 설령 우승이 좌절되어도 세비야로서는 아직 우승컵의 기회가 있는 셈.

레알이나 발렌시아 등 라리가 우승이 아니면 아무런 결과물 없이 시즌을 마쳐야 하는 팀들에 비해 세비야가 부담이 덜한 이유다.

　◆ 발렌시아 (승점 59점 18승 5무 10패, 47득점 32실점)
- 최근 5경기 : 3승 2패
- 잔여경기 : 사라고사 (5위ㆍ홈) - 마요르카 (12위ㆍ원정) - 비야레알 (11위ㆍ홈) - 빌바오(17위ㆍ원정) - 소시에다드(19위ㆍ홈)

발레시아는 레크레아티보와 데포르티보를 연이어 격파, 지난 레알전 패배의 악몽을 씻어냈다.

선두 바르셀로나와 승점차가 6점이지만 역전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잔여경기 일정은 발렌시아에게 신이 주신 우승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발렌시아는 사라고사-마요르카-비야레알-빌바오-소시에다드와의 일전을 남겨두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사라고사와의 경기만 잘 넘기면 남은 경기는 비교적 순조롭다.

특히 마지막 2경기, 리그 최하위권 빌바오와 소시에다드와의 경기는 발렌시아에 승점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강등권에서 벗어나려는 빌바오와 소시에다드의 저항(?)도 만만치 않지만 발렌시아의 전력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발렌시아는 앞으로 상대해야 할 다섯 팀과의 1차전 전적에서 '전승'을 거둔 바 있다. 2연승 중인 발렌시아가 현재 5위인 사라고사전만 잘 넘기면 충분히 막판 연승 행진에 도전해볼 수도 있다. 반대로 사라고사에 발목이 잡힌다면 우승이 커녕 되려 4위 자리까지 위협을 받는 결과가 초래된다. 이렇듯 사라고사전이 발렌시아에 최대 난관이 될 전망이다.

발렌시아가 얻을 수 있는 최대 승점은 74점. 바르셀로나가 5경기에서 3승 1무만 거두어도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되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다만, 우승후보군과의 맞대결이 없다는 것이 발렌시아로서는 아쉽다. 남은 5경기에서 최대한의 승점을 얻고 앞선 세 팀의 패배를 바라는 방법밖에 없는 까닭이다.

* 승점이 같을 경우는?
　
프리메라리가는 승점이 동률일 경우 팀간 전적에 따라 리그 순위를 정한다. 현재 승점 차가 적기 때문에 동률이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 여러 팀의 승점 동률일 때, 서로 상대전적을 따진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다.

　①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가 동률일 경우 : 레알 마드리드 우승 (1승 1무)

　② 바르셀로나, 세비야가 동률일 경우 : 바르셀로나 우승 (1승 1패, 득실차)

　③ 바르셀로나, 발렌시아가 동률일 경우 : 발렌시아 우승 (1승 1무)

　④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가 동률일 경우 : 세비야 우승 (1승 1패, 원정다득점)

　⑤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가 우승일 경우 : 레알 마드리드 우승 (2승)

　⑥ 세비야, 발렌시아가 동률일 경우 : 세비야 우승 (1승 1패, 득실차)

　⑦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가 동률일 경우 : 레알 마드리드 우승 (2승 1무 1패)

　⑧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가 동률일 경우 : 레알 마드리드 우승 (3승 1무)

　⑨ 바르셀로나, 세비야, 발렌시아가 동률일 경우 : 발렌시아 우승 (2승 1무 1패)

　⑩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발렌시아가 동률일 경우 : 레알 마드리드 우승 (3승 1패)

　⑪ 네 팀 모두 동률일 경우 : 레알 마드리드 우승 (4승 1무 1패)

김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