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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미스트롯2' 원픽=양지은…뒷통수 맞은 느낌이었죠"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1.03.19 07:00 / 기사수정 2021.03.19 03:16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미스트롯2'에 출연하며 트로트 가수로서 시작을 알린 가수 영지가 비하인드를 전했다.

영지는 지난해 12월부터 방영된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2'에 참가자로 등장해 시청자들은 물론 마스터들을 당황케 했다. 영지는 지난 2003년, 그룹 버블시스터즈로 데뷔해 이름을 알렸으며 씨스타 출신 소유, 하이라이트 이기광, 포미닛 등 유명 아이돌들의 보컬 트레이너로도 유명한 19년차 가수이기 때문이다.

마스터 미션에서 영지는 "힘들어? 힘들면 힘들다 해. 아프냐? 아프면 아프다 해. 트로트는 제게 이렇게 말해주는 음악입니다. 노래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트로트와 오늘부터 1일하고 싶은 가수 영지입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본인을 소개해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영지는 지난 7일 트로트 가수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신곡 '돈은 내가 낼게요'를 통해 스스로의 장르를 개척하기 시작한 것.

엑스포츠뉴스는 최근 트로트 새내기 영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하 영지와의 일문일답.

Q.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을 가고'로 '불후의 명곡'에서는 우승을 차지했고, '미스트롯2' 예선에서는 올하트를 받으셨어요.


영지 - "'불후의 명곡'에서 저 정말 덜덜 떨면서 했어요. 제가 아무리 절규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도 장윤정 씨의 도입부 한 소절이 다르더라고요. 그냥 끝나. 저는 스킬이나 가창력에 중점을 두고 불렀었는데, 언니 파트에서는 가사가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언니 노래를 들으면서 감정선을 잡았었죠. 같은 무대에서 노래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친한 건 친한 거고, 가수로서 장윤정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잖아요. 평생 살면서 윤정 언니랑 한 무대에서 듀엣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부터 언니를 우러러 보게 됐죠.


그때부터 윤정 언니 전국 투어 콘서트를 따라다녔어요. 게스트로 무대 서고 트로트 부르고 그랬죠. 거기서 트로트 팬분들을 만나고 소통을 하게 됐는데, 너무 따뜻한 거예요. 제가 발라드 가수로 살 때는 사람들이 차갑고 센 줄 알고 서로 다가가질 못하거든요. 뭔가 거리감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근데 트로트 관객분들은 제 어깨를 툭 치시면서 '오늘 너무 좋더라!' 이러시더라고요.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니까 저도 해소가 되는 거예요.

그렇게 트로트를 더 좋아하게 되면서 일주일에 5일은 교수님으로 살고, 주말은 윤정 언니 콘서트에서 노래를 했어요. 근데 코로나19가 터진 거죠. 그 이후에는 정말 죽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앨범을 준비하게 된 거고, 답을 못 찾겠어서 '미스트롯2'을 나가게 된 거죠."

Q, 운명 같은 이야기네요.
영지 - "저도 신기해요. 열심히 살면 되는 것 같아요. 20대 때는 꿈을 이뤄야 하니까 기다림의 연속. '날 언제 찾을지 모르잖아'라는 불안감. 30대 때는 '이러면 안 되겠다. 차라리 돈을 벌자' 했죠. 40대 때는 그렇게 모은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노래, 내가 내고 싶을 때 내는 게 목표였어요. 그래서 30대 때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Q. 경연곡 선곡 이유가 궁금해요.
영지 -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는 혼자 부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어요. 그게 첫 번째 무모한 도전이었어요. 분명 비교가 될 거고 당연히 윤정 언니를 뛰어넘을 수가 없는 거니까요. 그래도 혼자서 열심히 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좋았어요. 저는 저를 이기고 싶었어요. 제 욕심은 '불후의 명곡'에서의 영지와 '미스트롯2'에서의 영지가 같은 노래를 하는데 되게 달라졌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어떻게 봐주셨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주 미묘하게 저만 느끼는 성취감이였달까요.

'바람바람바람'은 어쨌든 팀 곡이고,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했거든요. 다른 노래가 '나에게로의 초대'였는데, 우리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가수들이니까 도전곡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바람바람바람'이 멜로디가 되게 어렵거든요. 보컬, 화음 이런 거에 신경을 정말 많이 썼어요. 연습 때마다 제가 장비를 직접 들고 다녔거든요. 작가님이 선생님 역할이냐고 말씀하시기도 했죠.

제일 고비의 무대가 '바람바람바람'이었어요. 파트가 없었어요. 올하트가 아니면 다 탈락이 되는 거잖아요? 저는 사실 평가 받을 만한 소절이 없었어요. 파트를 넷이서 똑같이 나눌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코러스를 많이 했는데, '바람바람바람'에서 올하트를 못 받았다면 저는 탈락했을 거예요. 그래서 팀전에서 올하트 받고 울었던 것 같아요. 정말 절실했지만, 파트를 가져오는 게 어렵더라고요. 저 스스로도 답답했는데, 스태프 분들도 처음에는 '대충 하고 가겠지' 그랬대요. 근데 너무 열심히 하고 초등부한테 노래 알려달라고 쫓아다니니까 '저 인간 뭐지?' 하다가 정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는 세월' 때는 다들 저보다 더 우시더라고요.

20대 때 인생곡은 임재범의 '비상'이었고요. 30대 때 인생곡은 '케 세라 세라'였어요. 저한테 희망과 위안을 줬던 곡이니까, 지금 힘든 사람들에게 노래로 좋은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제가 만약에 트로트 앨범을 내고 타이틀곡을 정한다면 '케 세라 세라'가 아닐까 싶었어요. 제가 윤정 언니의 숨은 명곡을 부를 수 있었다는 거 자체가 너무 값진 경험이었어요.

'가는 세월'은, 저는 에이스전을 사실 김다나 씨가 하길 바랐어요. 지금 처음 얘기하는 건데, 다나 씨가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나 씨가 팀원을 고를 때 저를 1번으로 고르면서 '언니, 저는 언니를 에이스 시키려고 골랐어요' 하더라고요. 서로 에이스를 안 하려고 했던 거죠. 저는 사실 다나 씨 덕으로 올라가고 싶었는데. (웃음)

저는 김다나 씨가 노래 제일 잘하는 것 같아요. 저의 트로트 선생님은 김다나, 박주희예요. 엄청 많이 배웠어요. 아무튼 혼자 하는 무대가 아니고 다섯명이 주는 메시지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노래하고 싶은 이 마음은 끝도 없을 거라는 마음, 영원할 거라는 마음으로 노래했고 모두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노래가 이거 말고는 없었어요. 그 마음을 느껴주시고 다들 그렇게 우셨던 것 같아요. 이 곡 정하는 데만 일주일을 다 썼어요. 실력적인 것보다는 진심을 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Q. 기억에 남는 무대와 아쉬운 무대가 있다면요?
영지 - "기억에 남는 무대는 '케 세라 세라'고요. 아쉬운 무대는 당연히 '가는 세월'이죠. 사실 심적 부담감이 되게 컸어요. 저는 골드미스 팀을 너무 사랑했거든요. 같이 올라가고 싶다는 욕심을 좀 버리고 불렀어야 했는데 오히려 북받쳐서 더 절규했던 것 같아요. 초연하게 이야기는 하지만 가슴 한 켠에 발악하고 싶은 부분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걸 터뜨리고 싶었어요.

Q. 영지의 원픽은 누구인가요?
영지 - "사실 제 원픽이 양지은으로 바뀌었어요. 양지은의 '빙빙빙'. 저도 보면서 귀가 트이는 느낌? 뒷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 1라운드랑 팀전까지만 해도 그 친구가 잘 안 보였어요. 근데 어느 순간 양지은 씨 웃는 걸 보는데 이효리 씨 같은 느낌?

아 그리고 100인이 빨간 옷 입고 쭉 서서 춤추는 거 있잖아요. 양지은 씨 다음이 저래요. 양지은 씨 남편이 절 보고 개그우먼인 줄 알았다고 그랬대요. 근데 제가 노래하는 걸 보더니 '이 사람이 이 사람 맞아?' 이랬다더라고요. 제가 왠지 예능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가? 아무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는데, 데스매치 때 무대, 팀전 무대 보고 너무 놀랐어요. 그 목소리에 너무 매료됐는데, 저랑 손잡고 나왔잖아요.

경연 당시에는 너무 바빠서 참가자들도 폰을 볼 겨를이 없는데, 경연 끝나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왔더라고요. 그래서 양지은 씨랑 연락도 주고 받고 서로 응원도 하고 했는데 추가 합격됐다는 소식 듣고 또 진까지 가는 거 보고 너무 기뻤죠."

Q. '최애엔터테인먼트'에서 트롯돌 다섯장 보컬 트레이너도 하셨잖아요.
영지 - "어휴, 제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제가 심사를 했었다니. 사실 지금도 트로트 가수 레슨은 할 수 있어요. 제가 노래를 워낙 오래 해왔으니까 보면 '저거만 바꾸면 될 것 같은데' 이런 아쉬운 점이 보여요. 그래서 제가 다섯장 디렉팅도 보고 했는데... 막상 제가 경연에 나가보니까 제가 너무 부족한데. (웃음) 트로트를 지금 가르치라고 하면 '제가 누굴 가르쳐요' 할 것 같아요."

Q. 계속 인연이 있었네요.
영지 - "제가 생각해도 했어야 되는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좋아졌고. 가수는 부러우면 해야 돼요. 누군가의 콘서트장에 갔는데 무대에 서고 싶고 그럴 땐 노래해야 돼요. 안 그러면 병나요. '최애엔터테인먼트' 할 때는 그 친구들 노래할 때 도움을 주고 싶었지 제가 무대를 하고 싶고 그렇진 않았거든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선배로서 조언을 할 수 있는 정도. 근데 제가 경연에 나가고 같은 입장이 되어 보니까 더 어렵죠. 알면 알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엑's 인터뷰③]에 계속)

jupiter@xportsnews.com / 사진=윤다희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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