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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연 "시인 백석♥기생 길상화"…1조 원 시주 비하인드 (스라소니) [종합]

기사입력 2021.03.19 00:00 / 기사수정 2021.03.19 00:00

강다윤 기자

[엑스포츠뉴스 강다윤 인턴기자] 김소영이 기생들의 독립운동을, 지주연이 기생과 시인의 사랑 이야기를 소개했다.

18일 방송된 MBN '스라소니 아카데미'에서는 김소영과 지주연이 기생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날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김소영이었다. 김소영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열망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김소영은 깜짝 게스트와 함께 답사를 진행했다고 해 출연진들의 궁금증을 낳았다. 김소영은 남편 오상진이 거론되자 "매일 보는 사람인데 굳이…"라고 말해 스튜디오에 웃음을 자아냈다.

김소영이 도착한 곳은 수원 화성행궁. 깜짝 게스트는 다름 아닌 김상중이었다. 김상중은 자칭 정조 전문가를 자청하며 봉수당에 대해 "정조가 혜경궁 홍씨의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건물"이라고 설명해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 김소영은 "110여 년 전 봉수당은 자혜의원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다시 복원된 곳"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두 사람은 수원박물관의 학예사 이동근을 만났다. 이동근은 "오늘 답사에서는 기생, 3·1 운동 두 가지 키워드를 알면 된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동근은 정조의 사당이었던 화령전이 일제강점기에 병원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조선의 상징과 권위를 실추시키고 근대식 의료 혜택을 내세운 일본의 식민지 통치사업이었다고. 화성행궁은 병원뿐만 아니라 수원 군청, 수원경찰서로 사용되는 등 식민지 통치를 위한 기관으로 바뀌었다고.

화성행궁이 굳이 병원이 된 이유는 일제의 유화책이었다고. 자혜의원은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마련된 병원으로 홍보됐지만, 실상은 일본인 의료진들이 돈을 벌기 위한 장소였다. 더군다나 비싼 진료비와 의사소통 문제로 조선 사람들은 이용하기 어려웠다.

이어 이동근은 "봉수당 앞에서 1919년 3월 29일 기생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라고 설명했다. 일제가 전통적 예기인 관기를 매음녀인 창기와 동일시, 치욕적인 위생 검사를 요구했고 그것이 불씨가 됐다고.

이동근은 "기생들이 위생 검사를 받는 날, 33인이 미리 결의를 하고 이곳에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당시 10대 소녀에 불과했던 기생들은 일본 순사들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감금과 고문을 받아야 했다.

이동근은 "우리가 기생의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건 나라를 빼앗겼을 때 공창제, 창기로 만들어진 그 이미지가 남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중은 "결과론적으로 기생에 대한 선입견을 만든 것은 일본의 학습 효과"라며 분노했다.

이후 세 사람은 33명 기생들의 만세 운동을 이끌었던 김향화의 흔적을 더듬었다. 안타깝게도 어떤 이들이 있었는지, 어떤 후손이 있는지 알 수는 없다고. 김향화는 독립운동을 주도한 기개 있는 기생이었지만 왜곡된 시선으로 은거하는 삶을 선택한 것으로 추측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지주연이 준비한 길상사에 숨겨진 기생의 사랑 이야기였다. 다름 아닌 시인 백석과 기생 길상화의 사랑. 지주연은 "모진 풍파에도 단 하나의 사랑을 지킨 길상화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길상화와 백석은 첫눈에 반해 결혼을 약속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했다. 백석은 강제로 끌려가 결혼을 해야 했고, 그것이 세 번이나 반복되자 길상화에게 만주로 갈 것을 청했다. 그러나 길상화는 백석을 위해 거절했다. 이에 좌절한 백석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를 남긴 뒤 훌쩍 만주로 떠났다.

그러나 백석이 만주로 떠난 뒤 한국전쟁이 터졌다. 홀로 남은 길상화는 한식집을 경영하며 길상화는 어마어마한 부를 쌓았지만 공허함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길상화는 80년대 후반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깨달음을 얻었고, 당시 돈으로 1천억 원, 현재 가치로 1조 원을 지닌 한식집을 시주했다.

당시 길상화는 "천억 원이 아깝지 않느냐", "백석 생각이 언제 나느냐"는 질문에 "그까짓 천억 원,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하다. 나도 다시 태어나면 시인이 되겠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라고 답했다고. 이후 길상화는 길상사에 자신의 유해를 뿌려달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MBN 방송화면

강다윤 기자 k_yo_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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