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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또 원정 다득점에 '좌절'

기사입력 2007.05.03 18:09 / 기사수정 2007.05.03 18:09

이우람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발목을 잡은 것은 '원정 다득점 징크스'였다. 

비록 승패에 직접 영향을 미친 건 아니지만, '원정 다득점 징크스'는 이번에도 적잖은 부담감을 안기며 어김없이 맨유를 울렸다.

맨유는 2006/07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AC 밀란에(이하 밀란) 3-2로 승리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3일(한국시간) 밀라노 산 시로 2차전 원정경기서 졸전 끝에 0-3으로 완패해 1승 1패를 이뤘지만, 종합 득실 3-5로 뒤져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맨유는 지난 1차전서 내준 2골이 패배의 단초가 됐다.

밀란이 1차전에 넣은 2골은 단순한 결과를 뛰어 넘어 경우에 따라 '4골' 혹은 '1승'과 진배없는 위력을 발휘해 맨유를 압박한 것이다. 

이 실점으로 3골을 넣어 이긴 맨유라도, 2차전에서 2골 차로 지면 안 되는 큰 부담감을 안은 채 산시로 원정을 향해야만 했다. 다득점이 어려운 축구의 특성상 혹시 세야 할지도 모를 '원정 다득점'을 고려해 빠른 시간 안에 선제골을 터트려야 했기 때문. 퍼거슨 감독도 "반드시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것이 큰 부담을 안겼을까. '진정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는 과정이 영 신통치 못했다. 맨유 선수들은 큰 경기 원정에서 무언가 쫓긴 듯,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 맨유는 당일 내린 폭우로 흠뻑 젖은 잔디에 '키 플레이어'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드리블마저 정체됐고, 이를 놓지 않은 밀란은 젠나로 가투소를 중심으로 허리부터 촘촘한 수비력으로 맨유를 조여왔다.

반면 부담을 갖고 경기에 임한 맨유와 달리, 노련한 밀란의 선수들은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1패를 안고 있지만, 이 경기서 '1-0'로 이겨도 원정 다득점 원칙을 통해 결승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기에, 그들은  마음 편히 홈에서 그들이 가진 역량을 쏟아낼 수 있었고, 이는 3-0 대승으로 이어졌다. 밀란의 안첼로티 감독은 "1차전 다득점으로 부담없이 경기에 임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맨유는 원정 다득점 원칙과 상관없이 밀란에 아테네행 결승 티켓을 양보해야 했지만, 어쨌든 또 '원정 다득점 징크스'의 간접적인 피해자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원정 다득점에 좌절한 맨유의 과거

지난 시절 맨유는 역대 챔피언스리그에서 무려 네 차례나 원정 다득점 원칙 때문에 탈락의 아픔을 겪은 기억이 있다. 이에 반해 그 혜택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니 맨유로서는 이를 '원정다득점 징크스'로 부를만도 하다. 

맨유는 1957/58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AC 밀란에 1차전 홈경기서 2-1로 승리했으나, 원정 2차전에서 0-4로 대패해 결승 꿈을 접은 것을 시작으로, 1993년에는 16강 터키 갈라타사라이에 홈에서 3-3으로 비기고 원정서 0-0으로 비겼지만 짐을 꾸려야만 했다. 

또 1997년에는 8강서 프랑스의 AS 모나코를 만나 원정 1차전서 0-0으로 비긴 후, 홈서 열린 2차전서 1-1로 비겨 고개를 떨어냈고,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에는 바이엘 레버쿠젠과 홈에서 2-2, 원정서 1-1로 비겨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은?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은 16강 이후 녹다운 토너먼트로 펼쳐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UEFA컵 또는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 등에 적용되고 있는 승자 결정 방식. UEFA는 경기 규정에서 홈 앤드 어웨이 녹아웃 기준으로 '두 팀이 서로 홈을 오가며 두 경기를 치른 뒤 골득실 합계가 같은 경우 원정 경기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이 진출한다'고 못박아놓고 있다.

'골득실 동률시 원정 득점 2배 룰'로 불리기도 하는 이 원칙은 어웨이 경기가 홈보다 여건상 불리하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면 원정 골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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