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인, 김현세 기자] "정규리그 4위 팀 최초 우승이잖아요. '무조건 1위가 우승'이라는 평가는 더는 나오지 않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삼성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습니다."
용인 삼성생명 배혜윤은 1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38분 22초 동안 15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활약해 74-57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으로서는 팀 통산 6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2006년 여름리그 이후 15년 만이다. 삼성생명은 15년 동안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만 7회 했는데, 정규리그 4위 팀으로서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초 우승 역사를 썼다.
경기가 끝나고 배혜윤은 "KB나 우리나 너무 고생했다. 우리는 결과가 좋아 감격스럽고 아직 꿈 같다"며 "오늘 정신을 잃었다. 한 발 더 뛰어야 하는 팀이었다. 상대는 높이가 있는 팀이었다. 계속 뛰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승리를 확신하는 순간은 없었다. 그래도 아주 마지막에 몇 초 남기고는 '이겼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배혜윤은 또 "지금까지 4위 팀이 1위를 잡거나 우승한 적이 없었으니 그런 평가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겨냈으니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 주고 싶다. 앞으로는 '무조건 1위가 이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로 인해, '우리도 삼성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다섯 명이 다 해내는 이상적 경기 내용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런 게 농구다'라고 보여 준, 만족스러운 시리즈였다"고 '언더독' 평가를 엎었다는 데 내포돼 있는 여러 의미를 밝혔다.
과거 박정은, 이미선 등 농구 명가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여러 선배에게도 면이 섰다. 배혜윤은 "삼성이 농구를 굉장히 잘하던 팀이다. 좋은 선배들도 정말 많이 계신다. 성적이 나쁠 때면 그 분들께 죄송했다. 모두 우리를 응원해 주시는데 4, 5위에 머무는 게 죄송했다. 이번 계기로 우리가 농구 명가 타이틀을 회복한 것 같아 선배님들께 조금은 보답할 수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혜윤은 삼성생명이 올 시즌 신구 조화를 보였다는 데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도 봤다. 그 이유로는 "언니들이 평생 안 떠났으면 좋겠다. 끌어 줬으니 여기까지 왔다. 어린 선수들도 이 둘을 보며 '불꽃이 느껴진다'고 했다. 몸도 날리고 그러니까 더 그랬다. 우리 모두 신구 조화가 잘 되고 있다고 느껴서 언니들이 더 가지 않으면 좋겠다. 잘 이끌어 줘서 앞으로도 미래가 밝을 것 같다"고 봤다.
배혜윤은 또 "나도 가족 생각이 많이 난다. 가족도 그렇지만 감독님, 코치님, 매니저, 트레이너 선생님, 국장님, 차장님, 지원 스태프 모두 생각난다. 우승하면 스포트라이트는 선수가 받지만, 우리를 위해 모든 걸 지원해 주시는 분들은 따로 있다. 너무 고생 많이 하셨다. 우리를 엄청 서포트해 주셔서 생각난다"고 고마워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용인, 윤다희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