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희웅 인턴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패스 능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토트넘은 5일 오전 3시(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에서 풀럼을 1-0으로 꺾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리그 2연승을 달성했고 리그 4위 첼시(승점 47)를 5점 차로 추격했다.
이날 손흥민은 델리 알리, 가레스 베일과 함께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풀타임 활약하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후반엔 토트넘이 풀럼의 공세를 막는 데 주력했고, 손흥민은 공격 지역에서 볼을 잡는 일이 드물었다. 하지만 전반 45분 동안 손흥민의 발끝이 빛났다.
전반 10분 손흥민이 박스 바깥 왼쪽 부근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베일이 쇄도하며 슈팅까지 연결했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지난 번리전 합작과 유사한 장면이었다.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의 공간으로 정확하게 볼을 배달했다.
손흥민은 전반 18분 좌측면에서 오른발 아웃 프론트로 크로스로 해리 케인이 쇄도하는 공간에 정확히 연결했다. 케인의 헤더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손흥민의 센스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1분 뒤엔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역습 상황에서 알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알리가 오른발을 갖다 댄 볼이 토신 아다라바이요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도움으로 인정되진 않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크로스였다.
경기 후 영국 매체 풋볼 런던도 손흥민이 케인에게 연결한 크로스를 콕 집어 칭찬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멋진 크로스로 케인에게 빅 찬스를 만들어줬다. 케인이 넣어야 했다. 이후 손흥민의 낮은 크로스가 있었고 알리는 실수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사실 손흥민은 빼어난 득점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론 도움 능력도 출중한 선수다. 골과 도움을 모두 고르게 하는 선수다. 지난 시즌 EPL에서만 11골 10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엔 어시스트 능력이 유독 돋보인다. 기록으로 보면 더 대단하다. 시즌 초부터 꾸준히 도움을 쌓았고, 공식전 15도움을 올렸다. EPL 선수 중 손흥민보다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16도움)가 유일하다. 새해 들어선 골보다 어시스트가(공식전 4골 8도움) 2배 많다.
손흥민의 도움 능력은 비단 날카로운 킥 덕분만이 아니다. 코너킥을 도맡아 차며 많은 어시스트를 쌓았지만, 최근 손흥민은 소위 패스마스터라 불리는 이들처럼 보기 어려운 패스 길을 포착하고 동료에게 정확히 연결한다. 더불어 인사이드, 아웃 프론트 등 부위를 가리지 않고 정교한 킥을 구사한다.
올 시즌 정상급 골잡이로 거듭난 손흥민이지만, 도움 능력까지 갖추며 완성형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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