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귀포, 조은혜 기자] "올해는 우스갯소리로 그래요, '코치님, 웃게 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도 많이 웃었는데?' 하니까 '어이없는 웃음 많이 봤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SK 와이번스는 팀 타율 0.250, 팀 OPS 0.712, 팀 득점권타율 0.254 등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하위권을 전전했다. 선수들의 줄부상에 더해진 부진한 타격 성적은 팀 분위기로, 또 팀 성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진영 타격코치는 "우리 팀은 최근 계속 상위권에 있었던 팀이라 초반 안 좋았을 때의 대처, 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 탓에 뭔가 동력을 잃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렇게 여러모로 어려운 시즌을 치르면서, SK 타자들은 작년 새로 합류했던 이진영 타격코치에게 고마운 마음과 함께 미안한 마음을 전하곤 했다. 이런 얘기에 "타격코치가 능력이 부족해서"라고 쓴웃음을 지은 이진영 코치는 "항상 느끼는 건 (부진할 때는) 본인들이 제일 힘들고 마음 아프다. 내가 힘든 건 전혀 없다"면서 "'코치님, 올해는 웃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러길래 '작년에 많이 웃었다'고 했더니 '어이없는 웃음 많이 봤다'고 하더라. 성적이 안 좋으니까 타격파트에서 코치님들이 힘들지 않았을까,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나 보다. 선수들이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했다.
이제 곧 팀명도, 유니폼도 바뀌는 SK 선수단은 쓰디쓴 작년을 발판 삼아 도약을 준비한다. 스프링캠프 절반을 넘긴 시점, 이진영 코치는 "제주도의 훈련 여건이 생각보다 좋아 타격 파트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연습을 소화했다. 해외 못지않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는 부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들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신경 썼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한다"고 평했다.
선수처럼 코치도 한해 한해를 지내며 배우고 경험한다. 이진영 코치는 "선수들과의 소통이라는 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서로에 대해서 알고, 신뢰가 형성되면서 좀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선수들이 많이 다가와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선수들과 더 많이 교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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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