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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메리까!] 인데펜디엔테: 아르헨티나의 N.3, 남미 축구의 N.1

기사입력 2010.12.01 11:55 / 기사수정 2010.12.01 12:06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의 수다메리까!]  - 풋볼 아메리까노(13) 남미 축구의 3인자들과 그들의 영웅(상)
 



지난 시간 우리는 남미 최고의 클라시코를 살펴보는 시간을 통해 남미 축구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나 어느 축구리그던, 거대 클럽 한 두 팀이 그 리그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들 밑에서 강등과 잔류의 갈림길에서 사활을 건 클럽들, 상위권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위권 클럽들의 존재로 이들 거대 클럽들이 빛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징적인 클럽이 항상 리그 우승을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자국리그의 다른 상위권 클럽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탈리아 세리아-A를 5연패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의 3대 클럽이라 할 수 있으나 우승 횟수와 업적에서 AC 밀란, 유벤투스에 한참 밀린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을 시작으로 스페인의 발렌시아, 네덜란드의 페예노르트 등이 유럽 축구의 대표적인 NO.3 클럽이다.

이번 시간 우리가 살펴보려 하는 남미 축구의 'N.3(넘버 3의 스페인어 식 축약)'는 오히려 유럽 축구의 NO.3들보다 그 위세가 더욱 강력하다. 아르헨티나의 인데펜디엔테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3인자이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 최고 권위의 클럽대항전) 최다 우승팀이고 올해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역시, 상파울루나 히우 제 자네이루(이하 히우)의 명문 클럽이 아닌, 포르투 알레그리(브라질 남부의 중심도시)의 인쩨르나씨오날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또한 에스테반 캄비아소, 세르히오 아구에로(이상 인데펜디엔테), 둥가, 루시우(이상 인쩨르나씨오날), 알바로 레코바, 디에고 포를란(이상 다누비오)등이 이들 3인자 클럽에서 배출되어 자국 축구의 상징적인 존재로 발돋움했다.

아르헨티나의 인데펜디엔테, 브라질의 인쩨르나씨오날과 그레미우, 우루과이의 다누비오, 칠레의 우니베르시닷 카톨리카(이하 카톨리카), 파라과이의 리베르탓이 이번 시간에 우리가 살펴볼 클럽이다. 이들 클럽의 업적과 현재, 또 이들이 배출해 낸 '축구영웅'들을 통해 자칫 이분법적으로 갈릴 수 있던 남미 축구에 대한 시선을 제 3의 공간으로 확장해보자.

단, 지면의 제한된 양을 고려하여, 브라질에 대한 얘기는 하편으로 넘기겠다. 일반적으로 제3의 클럽을 언급할 다른 국가와 달리, 브라질은 제3의 클럽이 아닌 상파울루와 히우에 이은 브라질 축구의 제3세력, 히우 그란지 두 술(가우슈 리그)의 축구를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히우 그란지 두 술의 중심지, 포르투 알레그리의 라이벌 클럽, 인쩨르나씨오날과 그레미우가 다음 (하)편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1. 인데펜티엔테: 아르헨티나의 N.3이자 남미 축구의 N.1
연고지: 아베샤네다 창단: 1905년 업적: 자국리그 16회, 코파리베르타도레스 7회 우승

보카 후니오르스(이하 보카)와 리베르플라테(이하 리베르)로 양분된 아르헨티나 축구에서 N.3는 단연 인데펜디엔테이다. 산로렌소, 라싱 등 아르헨티나 축구의 다른 5대클럽도, 현 아르헨티나 축구의 양강체제를 확립한 에스투디안테스, 벨레스 사르스피엘드도 인데펜디엔테의 업적에는 한참 모자라다. 또한, 보카와 리베르플라테 역시, 남미에서의 업적을 고려한다면 인데펜디엔테의 아래쪽에 위치해야만 한다.

과거: 인데펜디엔테는 자국리그에서 16회(프로-아마시절 통합) 우승, 리베르(34회)와 보카(29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러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7회 우승, 보카(6회)와 페냐롤(우루과이, 5회)를 제치고 가장 많이 남미 챔피언에 오른 클럽이기도 하다.

클럽의 전성기는 단연 1970년대이다. 리카르도 보치니-다니엘 베르토니의 막강 공격 듀오를 앞세운 인데펜디엔테는 1970년과 1971년 전기리그를 제패한 데 이어 1972년부터 1975년까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를 4연패하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뤘다. 홈 구장의 이름을 '에스타디오 리베르타도레스 데 아메리카'로 짓기에 한 점 부끄럼 없는 기록이다. 이후 호르헤 브루차가가 활약하던 1980년대에 자국리그 2회(1983전기, 1988/89 통합),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1회(1984) 우승했고 가브리엘 밀리토, 파블로 기냐수의 활약에 힘입어 2001/02시즌 후기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현재: 1990년대 이후 지속한 재정위기로 인데펜디엔테의 오늘날은 과거의 영광이 많이 퇴색된 느낌이다. 2002년 우승 이후 전기후기를 통틀어 3위안에 든 적이 단 한번도 없고, 2008/09 전기리그에서는 18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지난 시즌 전기리그와 후기리그에서 모두 4위에 오르며 부활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이 재발하며 2승7무7패의 성적으로 18위에 머물러있다. 그래도 안토니오 모아메드가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 10월 이후, 팀이 안정궤도에 들어선 느낌이다.

현재 팀의 주축 선수로는 팀의 주장 카를로스 마테우, 아르헨티나 대표 경력의 베테랑 중앙 수비수 에두아르도 투씨오, 아르헨티나 수비라인의 미래를 책임질 레오넬 갈레아노,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헌신적인 활약을 펼치는 멀티 플레이어 루카스 마레케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최전방의 빈곤한 화력은 여전히 인데펜디엔테의 골칫거리로 작용한다.

주요배출선수: 세르히오 아구에로, 디에고 포를란, 에스테반 캄비아소, 가브리엘 밀리토, 호르헤 부루차가(1986년 월드컵 결승 서독전 결승골 주인공), 다니엘 베르토니(1978년 월드컵 결승 네덜란드전 아르헨티나의 세 번째 쐐기골 득점), 아르세니오 에리코(아르헨티나 리그 최다 득점자, 293득점)

레전드★ 리카르도 보치니(공격형 미드필더, 1954년생, 1972-91년 740경기 107골)

1970년대 인데펜디엔테의 '황금시대'를 이끈 주역이며 1972년부터 1991년까지, 근 20년간 인데펜디엔테에서만 활약한 클럽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이기간 인데펜디엔테의 자국리그 5회,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5회 우승을 이끌었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 대표로 참가, 조국의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함께했다.

출전 횟수에 비해 그리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으나 전방 공격수에게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제공한 촌철살인 같은 패스로 80년대 아르헨티나 축구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이름을 알렸다. 요즘에도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러한 침투패스를 '보치니 패스(pase bochinesco. 파세 보치네스코)'라 일컫고, 인데펜디엔테의 연고지인 아베샤네다에는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을 정도이다.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우상으로 알려졌고, 마라도나와 함께 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마라도나는 '마에스트로(선생님)'란 호칭으로 보치니를 대했다.

2. 우니베르시닷 카톨리카
연고지: 산티아고 창단: 1937년 업적: 자국리그 9회 우승,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1회 준우승

칠레 축구의 3대 명문이라 일컫지만, 카톨리카에 대한 현실적인 대접은 콜로콜로, 우니베르시닷 데 칠레(이하 데 칠레)에 이은 칠레 축구의 명실상부한 3인자이다. 카톨리카와 데 칠레의 '클라시코 우니베르시타리오(대학 클라시코)'는 칠레에서 가장 뜨거운 클라시코이다. 참고로, 두 팀은 대학 소유의 프로 축구구단이다.

과거: 자국 리그 9회 우승, 콜로콜로(29회)와 데 칠레(13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우승을 일구었다. 1973년, 대학 재단의 재정악화로 2부 리그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지만, 3년 만에 1부 리그로 복귀했고 1984년 리그 우승으로 다시금 명문의 모습을 되찾았다. 1993년에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에 진출, 상파울루와 1승1패를 거뒀으나 골득실에 밀려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현재: 2005년 후기리그 우승 이후, 콜로콜로의 독주에 밀려 준우승만 두 차례뿐, 아직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통합 시즌으로 행해지는 2010시즌 33라운드(38라운드까지 진행) 현재, 승점 71점으로 콜로콜로에 3점차 앞선 선두에 올라 5년 만의 리그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칠레 리그 득점 선두 밀로반 밀로세비치(19골)와 로베르토 구티에레스가 이끄는 쌍포의 위력이 대단하고 전 아르헨티나 대표 로돌포 아루아바레나가 수비진을 이끈다.

주요배출선수: 마우리씨오 이슬라(현 우디네세), 가리 메델(현 보카), 마르크 곤살레스(현 CSKA 모스크바), 장 보세주르(현 버밍엄), 넬손 타피아(1990년대 칠레 대표 부동의 수문장)

3. 다누비오 
연고지: 몬테비데오 창단: 1932년 업적: 자국리그 3회 우승

우루과이의 N.3를 꼽자면 다누비오와 데펜소르를 놓고 머리 아픈 고민을 펼쳐야 한다. 리그 우승에서는 데펜소르가 4회로 다누비오에 앞서지만 속된 말로 '도진 개진'이다. 그야말로 우루과이 축구는 페냐롤(37회 우승)과 나씨오날(31회 우승)의 위세 앞에 다른 클럽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데펜소르와 다누비오를 합쳐, 78년 우루과이 프로리그 역사 상 페냐롤과 나씨오날을 제외한 클럽이 우승을 차지한 횟수는 딱 10번이다.

그럼에도 다누비오를 우루과이의 3인자로 꼽은 이유는 페냐롤과 나씨오날을 능가할 그들의 찬란한 유스시스템 때문이다. 금세기 우루과이 축구의 상징, 알바로 레코바와 디에고 포를란이 바로 다누비오 유스시스템의 작품이고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 1위 에디손 카바니, 유벤투스의 실망스런 기대주 마르셀로 살라예타 등이 다누비오의 유스시스템을 통해 배출되었다. 오늘날 우루과이 대표팀의 근간이 다누비오 유스시스템에서 출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러나 클럽의 빈약한 자금력은 팀의 훌륭한 자산들이 오랜 기간 팀에 머무를 수 없는 환경이 되었고, 선수들의 잦은 이동은 다누비오의 역사를 만드는 데 커다란 한계가 되었다.


* 현재는?

지난 2006/07시즌 우승 이후, 다누비오는 리그의 중위권 팀으로 전락했다. 매 시즌초반의 상승세를 지켜나가지 못할 엷은 스쿼드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클럽의 상징, 알바로 레코바가 14년 만에 복귀했지만,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레코바는 잦은 부상으로 13경기에서 5골을 득점하는 데 그쳤고, 팀도 16개 팀 중 9위에 그치는 평범한 시즌을 보냈다.

그래도 올 시즌 다누비오는 탄탄한 조직력과 끈질긴 수비력으로 6위에 올라 다음 후기리그의 가능성을 엿 볼 수 있었다. 레코바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정기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면, 후기리그의 대반전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4. 리베르탓
연고지: 아순시온 창단: 1905년 업적: 자국리그 14회 우승

리베르닷은 파라과이 축구 역사의 N.3이다. 1998년 2부 리그로 강등당하며 '잊혀진 명가'가 되었고 21세기 되어서는 파라과이 1부 리그를 6번이나 제패하며 파라과이 축구의 최강자로 도약했다. 국내 대회의 성과이든, 국제대회의 성과이든, 국가대표 선수의 배출이든, 더 이상 올림피아와 세로 포르테뇨는 파라과이 최강이 될 수 없다.

본래 리베르탓은 올림피아와 세로 포르테뇨의 아성에 뒤이어 과라니와 함게 파라과이 축구의 3인자자리를 내놓고 다투던 클럽이었다. 1976년 국내리그 우승 이후 오랜 침체기에 빠졌으나, 2000년대 들어 담배업자이자 정치가, 오라씨오 카르테스가 팀을 인수하며 리베르탓의 황금기가 시작된다.

2002년, 26년 만에 파라과이 1부리그 정상에 오른 리베르탓의 기세는 파죽지세였다. 2003년 리그 2연패에 성공하더니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파라과이 리그 4연패(2008년부터 파라과이 리그는 전후기로 개편)를 이룩했고, 2010년 전기리그 4위를 제외하고 이기간 모든 대회에서 2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다.

비록 지난 전기리그에서 4위의 '부진'을 겪었지만, 1경기를 남겨놓은 이번 후기리그에서 세로 포르테뇨를 제치고 다시금 1위 자리로 복구했다. 파라과이 대표팀의 주축 미드필더 빅토르 카세레스, 카를로스 보넷 등이 주요 선수이다.

[사진=인데펜디엔테의 황금기 1970년대, 리카르도 보치니, 알바로 레코바(C) 인데펜디엔테 홈페이지, 보치니 팬 사이트, 다누비오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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