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트랙 종목의 잇달은 부진으로 좀처럼 활기를 얻지 못했던 한국 육상이 '도약 종목 간판' 정순옥(안동시청)의 금메달로 모처럼 웃었다.
정순옥이 23일 저녁에 치러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멀리뛰기 결선에서 6m53을 뛰며 올가 리파코바(카자흐스탄, 6m50)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 육상은 경기 시작 3일 만에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게 됐다.
사실 메달권에 들 것이라는 기대는 있었지만 금메달을 따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국내외적으로 많은 경기를 뛴 경험이 있는 정순옥이었던 만큼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을 때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리파코바가 6차 시기를 실패하면서 정순옥은 기다렸다는듯 펄쩍 뛰면서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정순옥의 금메달로 한국 육상은 어렵게 아시안게임 금맥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줄곧 2-3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육상은 정순옥의 금메달로 목표치(2개) 이상의 성적도 내심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또 2002년 부산대회 이영선(여자 창던지기) 이후 8년 만의 여자 육상 금메달이어서 그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비록 아시아 대회이기는 해도 금메달을 통해 도약 종목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 것도 성과로 꼽힌다. 그동안 몇몇 종목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 했던 육상계는 가능성 있는 종목 가운데 하나로 멀리뛰기, 세단뛰기 같은 도약을 택했다. 그리고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실력이 좋은 정순옥을 집중 관리해왔다. 최고의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어도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하면서 아시안게임 도약 첫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덩달아 내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의 전망도 밝힌 것도 수확이었다.
지난 도하 대회 5위의 한을 풀어내며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 금메달을 따낸 정순옥. 그녀가 펄쩍 뛰고 금빛 미소를 선보였을 때 한국 육상 역시 작지만 의미있는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사진 = 정순옥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