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신가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오늘 공연 보러 갈래?] 코너를 통해 개막 예정이거나 공연 중인 뮤지컬, 연극을 소개하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파리를 배경으로, 꿈을 찾아 방황하는 대학생 콘스탄스가 까칠한 성격의 고집불통 앙리할아버지의 룸메이트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Ivan Calbérac)의 작품이다.
2012년 프랑스에서 초연하고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받았다. 같은 해 동명 영화로도 제작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첫 선을 보였고 2019년 재연, 현재 앙코르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언제= 2021년 2월 14일까지.
누구= 이순재, 신구, 권유리, 박소담, 채수빈, 김대령, 조달환, 김은희, 유담연, 강지원 등
어디=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1관
러닝타임= 115분
요약= 앙리는 세입자로 들어오려고 하는 콘스탄스를 까다롭게 테스트하고 아들과 아내를 ‘새대가리’, ‘멍청이’, ‘매력이 코딱지만큼도 없는’이라며 디스하는 78세의 괴팍한 할아버지다.
콘스탄스는 호기심 넘치는 20대다. 시골마을에서 아버지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파리로 올라온, 대학교 1학년만 3년째인 자칭 ‘풋풋한 쓰레기’다. 앙리는 아들 폴과 며느리 발레리를 이혼시키고 싶다며 아들 폴의 마음을 뒤흔들어놓아 달라고 제안한다.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입주 첫날 쫓겨날 분위기였기에 콘스탄스는 폴을 유혹하게 된다.
관전 포인트= 70대 할아버지와 20대의 대학생의 케미. 나이부터 성격까지 전혀 맞지 않을 것만 같은 두 사람은 같은 집에 살게 되고 조금씩 서로의 삶을 이해한다. 사랑의 표현이 서툴렀던 앙리할아버지와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콘스탄스, 서로의 삶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세입자에게 아들을 유혹해달라고 제안하는 것부터, 잠깐이지만 불륜, 갑작스러운 임신, 그리고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서로 쿨하게 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조금은 막장드라마 같아 보이지만...이 모든 건 앙리의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소심한 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아들 부부가 ‘결과적으로’ 그렇게 바라던 아이를 갖게 해준다.)
앙리의 어록. (삶이란 성공과 실패로 가를 수 있는 게 아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건 우리가 사랑하는 데 얼마나 성공했느냐다. 자신을 묶어두던 말뚝을 뽑아버리면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베테랑 배우 이순재의 ‘츤데레’ 연기. 무심한 듯하면서도 콘스탄스에게 런던음악학교 콩쿠르에 나가보라고 조언하는 등 내면에는 정이 많은 앙리를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소녀시대 멤버로 유명한 권유리, 지난 공연보다 한층 더 성장한 연기를 보여준다. 피아노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술취한 연기는 덤)
김대령, 김은희의 코믹 연기.
편지를 쓰는 과거의 앙리와 앙리의 편지를 읽는 현재의 콘스탄스가 함께 있는 무대 연출이 몰입을 돕는다.
한줄평= ‘감기 걸리지 마라’는 말이 이렇게 슬프게 들리다니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파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