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20 13:40
[엑스포츠뉴스=이철원 기자] 한국탁구가 남녀단식 준결승을 끝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다.
20일 광저우 체육관에서 열린 남녀 단식 준결승에서 김경아(33, 대한항공)와 주세혁(30, 삼성생명)이 각각 중국에게 패하며 한국 탁구의 일정이 끝났다.
중국의 높은 벽만 실감한 대회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과 총 8번을 맞붙어 모두 패배했다. 특히 준결승 이상의 매치에서 중국에게 4전4패를 당하며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수모를 설욕함과 동시에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8년만의 금메달을 노렸지만 금메달 문턱에서 번번이 중국에게 발목을 잡히며 결국 '노골드'로 대회를 마감했다.
'신예' 선수들은 어디로?
남녀 단식에서는 중국의 파워가 워낙 막강했기에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노렸다. 특히 한국은 남녀 팀에 10대 선수가 3명(정영식, 김민석, 양하은)이나 선발되며 10년 가까이 한국탁구를 이끌어온 오상은-주세혁, 김경아-박미영과 '신구 조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더불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대교체도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0대 선수들은 단체전 예선서 약체와의 경기에 단 한 경기만 얼굴을 내비쳤다. 중국 같은 최강국을 비롯한 싱가포르, 홍콩 등의 신진 강호들과의 경기에서도 김경아-박미영-석하정, 오상은-주세혁-이정우만 보일 뿐이었다.
정영식과 김민석이 남자 복식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한줄기 희망, 귀화선수 석하정
당예서에 이은 2호 '귀화 선수'로 관심을 모은 석하정(25, 대한항공)은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을 잡는 '비장의 무기'로 성장했다.
2001년 대한항공 팀의 훈련파트너로 한국에 들어온 석하정은 2007년 귀화 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발전에서 팀 선배이자 귀화 선배인 당예서(29, 대한항공)에게 밀렸지만 이번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석하정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강호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 한국 선수 중 유일한 '중국 대항마'로 떠올랐다.
한국탁구의 현재와 미래
한국 탁구가 침체기로 들어선 원인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한쪽으로 쏠린' 선수 육성이다. 남자팀은 중국에 대적하기 위해 다양한 공격기술을 흡수하는데 전력을 다했고, 그 결과 수비전형 선수를 육성시키지 못했다. 현재 한국은 수비의 달인 주세혁을 제외하면 두각을 나타내는 수비 선수가 없다.
반대로 여자팀은 공격 선수가 부족한 현실이다. 에이스 김경아가 수비전형이기 때문에 그를 받쳐줄 공격전형의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두 번째는 '세대교체' 실패다. 이번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통해 양하은(16, 흥진고), 김민석(18, KGC) 등 신예선수들이 선발됐지만 여전히 주력 선수는 30대 중반에 가까워진 오상은(33, KGC), 김경아(33, 대한항공)다. 두 선수의 뒤를 받쳐줄 주세혁(30, 삼성생명), 박미영(29, 삼성생명) 역시 오랜 시간 대표팀을 지켜온 베터랑이다.
두꺼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매년 신예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중국과는 달리 한국은 일정 선수가 장기간 국제대회에 출전하다 보니 '알몸'에 가깝게 전력노출이 돼있다.
한국 탁구가 다양한 공격기술과 수비기술을 갖춘 신예선수들을 육성하지 않는다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이어온 탁구 메달 역사가 끊길지도 모른다.
정영식-김민석-양하은 같은 10대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개편해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함과 동시에, 계속해서 다양한 타입의 선수를 육성하는 것만이 한국 탁구의 '제2의 전성기'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주세혁, 김경아 (c) 대한탁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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