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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남규리 "미혼이지만, 아이 잃은 마음으로 살았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12.22 10:50 / 기사수정 2020.12.22 10:1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남규리에게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는 입체적인 연기력을 보여줄 기회였다. 그리고 그는 무리 없이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종영을 1회 앞둔 가운데 남규리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다. 며칠 후에 촬영장으로 불려 나갈 것만 같다. 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아쉽고 섭섭다. 또 하나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보고 싶을 때 꺼내어 보려고 한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내 뒤에 테리우스’, ‘붉은 달 푸른 해’, ‘이몽’을 끝내고, 연기에 대한 또 다른 고민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깊이에 대해서였죠. 오롯이 나를 또 한 번 재정비 하는 공백기가 있었어요. 그때 삶에 대한 또 다른 나만의 가치관들이 형성됐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 ‘카이로스’란 작품을 만났어요. 감독님 미팅 전 시놉만 읽었는데, ‘타임크로싱’이란 소재가 심장에 쿵 하고 박히는 것 같았죠. 제목부터 기회의 신 ‘카이로스’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제 배우 인생에 기회의 신이 있다면 함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어요.” 

남규리는 타임크로싱 드라마 ‘카이로스’에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유중건설 이사 김서진(신성록 분)의 아내 강현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완벽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였지만 딸 다빈(심혜연)을 유괴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가짜였다. 서도균(안보현)과 내연관계였으며 유괴 역시 이들이 꾸민 짓이었다. 김서진과 한애리의 공조에 과거는 바뀌었지만 숨겨둔 불행한 가정환경 등 회를 거듭할수록 민낯이 드러났다.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안정적인 연기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몰입을 높였다. ‘카이로스’는 선택이 아닌 도전이었단다.

“처음 하는 아이를 잃은 엄마, 바이올리니스트, 소시오패스까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마음이 컸어요. ‘내가 배우로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한 인물에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강현채라는 캐릭터에 매료됐어요. 드라마에서 처음 등장하는 여성소시오패스 캐릭터라 신선하기도 했어요. 여성이 주체적인 캐릭터였거든요. 그리고 악역에 대한 묘한 갈망도 있었어요.” 

강현채의 삶은 대부분 거짓이었지만 모성애만은 진짜였다. 딸을 유괴당한 엄마로 삶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실감 나게 그렸다.

“아이를 잃은 슬픔은 경험해 보지 못했고, 그 어떤 학습으로도 표현할 수 없겠다고 알고 있었어요. 결혼은 안 했지만, 아이를 참 좋아해요. 가족이 여섯 식구라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남다른 것 같아요. 조카들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내가 낳은 나의 소중한 아이를 잃었다면 저 또한 그런 상실감 당연히 온전한 정신으로 살 순 없지 않을까. ‘내가 현채라면’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진심으로 아이를 잃은 마음으로 살다가 촬영장으로 향했어요. 진심으로 현채의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현채로 살았죠.” 

그룹 씨야로 데뷔했지만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카이로스’에서 남규리의 여러 면을 보여준 덕분에 시청자의 반응도 좋았다.

“시청자 반응을 살피죠. 댓글도 다 읽고, 커뮤니티도 들어가요. 대중이 보고 느끼는 지점이 궁금하거든요. 읽다 보면 기분이 좋을 때도 있고, 새로운 자극도 많이 받아요. ‘강현채 역할에 남규리 외에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가 없다’ 이만큼 영광스러운 댓글이 있을까요.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그 배우 외에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 없단 건 너무 기분 좋은 칭찬 같아요. ‘오열 연기할 때 (악역이어서) 울면 안 되는데 같이 울었어요’, ‘남규리 진짜 소름 끼친다’, ‘결혼도 안했는데 아이를 잃은 슬픔을 어떻게 잘 표현하냐” 등 기타 여러 가지 욕 등 반응이 기억에 남아요.”

박승우 감독의 말 한마디에 ‘카이로스’에 도전하게 됐단다. ‘기회의 신’이었던 드라마라며 애정을 내비쳤다.

“감독님과 현채의 감정선에 이야기를 나눌 땐 굉장히 접점이 비슷했고, 디렉션과 액션이 합이 참 잘 맞았어요. 함께 하게 돼 너무나 행복했고, 인간적으로도 많이 친해져서 또 작품을 꼭 함께 하는 그날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미팅 때 박승우 감독님께서 ‘규리씨가 가진 오묘함이 강현채 역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라고 해주신 말씀 덕분에 박승우 감독님께 신뢰가 갔던 것 같아요. 어려워도 불안해도 도전해보자 했어요. 어려운 걸 해냈을 때 사람은 성장하는 거니까. 열정을 갖고 도전하게 됐죠. 이 작품은 또 하나의 인연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게는 정말 ‘기회의 신’이었던 드라마입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남규리 측,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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