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 톡] ② 해결사 즐라탄, 밀란의 승리를 이끌다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결승 득점에 힘입어 AC 밀란이 '영원한 맞수' 인테르에 1-0으로 승리했다.

밀란은 15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린 2010/1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12라운드 인테르 원정 경기에서 전반 5분에 나온 즐라탄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까지 지키며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밀란은 지난 시즌 더비전 스와프를 설욕했음은 물론, 나폴리에 승리한 라치오를 밀어내고 리그 1위에 등극했다.

한편, 이번 더비전에서 밀란 유니폼을 입고 득점한 즐라탄은 2006/07시즌 밀란 더비 2차전에서 득점한 호나우두에 이어 더비전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모두 득점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우승 청부사 즐라탄, 밀란의 승리를 이끌다

이번 시즌 밀란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호비뉴와 즐라탄을 비롯해 케빈 프린스 보아텡, 마리오 예페스,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 등,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보강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우왕좌왕한 팀 분위기 속에서 흔들리며 그들의 보강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는 듯 보였다.

그럼에도, 어느덧 승리 해법을 터득하며 12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리그 선두에 올라섰다. 이러한 밀란의 상승세 비결은 즐라탄의 맹활약일 것이다. 유벤투스와 인테르 시절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며 ‘우승 청부사’로 불린 즐라탄은 지난 2003/04시즌 이후 리그 우승이 없던 밀란의 구세주로 발돋움하며 이번 시즌에도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애초 즐라탄은 전 소속팀 바르사에서 입지를 잃은 상태로 밀란에 입단했기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독불장군처럼 독특한 그의 성격과 호나우지뉴가 갱생에 성공하며 입지를 탄탄히 다지면서 생긴 공존 문제까지 겹치며 밀란에 무난히 적응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다. 입단 첫 경기 체세나전에서 페널티킥까지 실축하며 팀 적응에 애를 먹었던 그는 옥세르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G조 예선 1차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골 맛을 보더니 라치오와의 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에 이어 아약스와의 챔스 예선 2차전에서도 연속 득점하며 밀란의 구세주로 등극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 경기를 소화하는 강인한 체력과 경기 종료 후 토를 할 정도로 체력적 문제가 일어났음에도, 소속팀에 대한 무한 애정을 과시하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현재 즐라탄은 공격 1선과 2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때에 따라서 직접 득점에 가담하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전 시즌 밀란이 즐라탄과 비교해 기량이 부족한 마르코 보리엘로의 잦은 실수로 최전방 공격이 무뎠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즐라탄의 활약은 이번 시즌 한층 달라진 그들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즐라탄의 우승 기록은?

지난 2001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의 명문 아약스에 입단한 즐라탄은 세 시즌 동안 두 번의 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우승 청부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 유벤투스로 이적한 그는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에 성공했지만, 소속팀 유벤투스가 칼치오폴리 스캔들 때문에 우승이 박탈되며 공식적으로는 0회의 우승을 기록했다.

지난 2006년 즐라탄은 이탈리아 전역을 강타한 칼치오폴리 스캔들 때문에 유벤투스가 2부리그로 강등되자 자신의 미래를 위해 인테르로 이적한다. 애초 즐라탄의 영입은 밀란이 유력했다. 밀란 은 팀의 간판 공격수 안드레이 솁첸코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생긴 주전급 공격수의 공백을 메우고자 즐라탄을 노렸지만, 인테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영입에 실패했다.

인테르로 이적한 즐라탄은 지난 2008/09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인테르의 부흥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인테르가 번번이 챔스 16강에서 고배를 마시자 때마침 거액의 이적료와 에토를 제시한 FC 바르셀로나의 구애로 이적을 선언, 스페인 생활을 시작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바르사에 입단한 즐라탄은 입단 첫해 늘 그렇듯 리그 우승에 성공한다. 특히 엘 클라시코 더비 1차전에서는 결승 득점까지 넣으며 자신에 대한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듯 보였다. 그러나 다비드 비야의 영입과 포지션을 바꾼 리오넬 메시와 동선이 겹치는 등, 여러 문제를 낳으며 우여곡절 끝에 밀란에 입단, 1시즌 만에 이탈리아 무대로 복귀했다.

▶ 즐라탄의 우승 기록 표

2001-02 에레디비지에 우승 (아약스)
2002-03 에레디비지에 준우승 (아약스)
2003-04 에레디비지에 우승 (아약스)

2004-05 세리에 A 우승 (유벤투스, 칼치오폴리 징계로 박탈)
2005-06 세리에 A 1위 (유벤투스, 칼치오폴리 징계 강등)
2006-07 세리에 A 우승 (인테르)

2007-08 세리에 A 우승 (인테르)
2008-09 세리에 A 우승 (인테르)
2009-10 프리메라 디비전 우승 (바르셀로나)
2010-11 세리에 A 1위 (AC 밀란)

 [사진= 즐라탄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