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08 02:08 / 기사수정 2010.11.08 02:08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 2010 플레이오프 5차전. 삼성의 11회 말 공격에서 박석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박석민이 친 공이 유격수 손시헌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들어 갔지만, 손시헌은 1루로 송구하지 못했다. 이 틈을 타 3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하며 시리즈를 마감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은 환호했지만, 마운드에 올라선 한 젊은 선수는 끝내 무릎을 꿇어야 했다.
두산의 임태훈(22)은 그렇게 자신의 가을 잔치를 끝냈다.
임태훈은 유난히 가을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 2007-8시즌 한국시리즈에서는 SK 김재현에게 홈런포를 맞으며 팀 패배를 막지 못했고, 2009시즌에도 플레이오프서 만난 SK에 또 다시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올해에는 선발로 보직을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가을잔치의 신'은 그를 또 다시 외면했다. 그러나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가을 시즌 내내 고비마다 마운드에 오르며 투혼을 펼쳤다.
이것만으로도 많은 야구팬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더 이상 '비운'은 그만
서울고 졸업 이후 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든 임태훈은 데뷔 첫 해부터 두산의 특급 셋업맨 역할을 맡는 등 '무서운 신예'다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해에는 생애 첫 10승 돌파에 성공하며, '임태훈 성공시대'를 열어가기도 했다.
그랬던 임태훈에게 올 시즌은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다. 시즌 내내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마운드에 올랐던 것이 문제였다.
이는 바로 성적으로 나타났다. 9승 11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기 때문. 데뷔 이후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가을잔치마다 번번이 눈물을 보였던 것도 임태훈이 지닌 '숙명'처럼 보였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그는 팀이 5-6으로 리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임태훈은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등 단 한 타자도 잡아내지 못한 채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하며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간 바 있었다.
그러한 임태훈이 김광현(SK)의 부상으로 뒤늦게 아시안게임 대표팀 막차를 탔다.
이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그의 대체로 윤석민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며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제외한 전 경기에서 이전 가을잔치와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2008올림픽에서도 대표팀 막차를 탄 윤석민은 '전천후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번에는 임태훈이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할 차례다.
[사진=임태훈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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