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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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의 MVP '불방망이'…관중석 '기립박수'

기사입력 2020.11.06 13:13 / 기사수정 2020.11.06 10:52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특별히 강하다고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이 포스트시즌에서 특별히 더 강점 있는 선수라고 여기지는 않았다. 다만, 정규시즌에서 부상, 부진으로 출전 기회가 적었고, 포스트시즌 같은 중요 일전에서 나설 기회가 생겼다는 데 "집중력이 오르는" 비결이 있는 것 같다고 봤다.

오재원은 오재일에게 주장직을 넘겼다. 시즌 전반 계속되는 허리 통증, 그리고 퓨처스 팀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1군에 등록됐는데도 대부분 교체 출전할 뿐이었다. 오재원은 올 시즌 85경기 중 33경기만 선발 출장했고 나머지 52경기에서 대타, 대주자, 대수비 요원이었다. 최주환이 주전 2루수였다.

김 감독은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주장으로서 할일보다 뒤에서 여러 후배 선수 다독이며 부담 없이 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입지가 줄어드는 듯했다. 그런데 시즌 막바지 들어 나설 기회가 왔다. 최주환이 오른발 족저근막염으로 선발 출장이 어려웠다. 주전 2루수 몸 상태가 포스트시즌까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 오재원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 출장할 기회를 얻었다. 오재원은 "시즌 막바지 주환이가 다쳐 내가 나서게 됐고 그때 경기 감각이 조금씩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수비 쪽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오재원은 1차전에서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더니 2차전 또한 크게 일조했다. 오재원은 0-0으로 비기고 있는 2회 초 2사 2루에서 좌중간을 갈라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두산이 4회 말 7득점 빅 이닝을 만들 때 역시 1타점 적시타를 쳐 더 멀리 달아날 수 있게 도왔다. 그가 나오는 매 타석 3루 관중석 팬 모두 기립박수 칠 만큼 이번 시리즈에서 활약이 뛰어났다.

다시 한번 큰 경기 강자라는 것이 입증됐다. 오재원은 이번 경기에서 2안타 더해 포스트시즌 통산 86안타까지 쌓았다. 이 기록 1위는 홍성흔(101개), 오재원은 현역 선수 중 최다다. 더불어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00(8타수 4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해 시리즈 최우수 선수(MVP)까지 뽑혔다. 

그런데도 오재원은 웃지 않았다. "경험상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지 전까지 감정이 치우치지 않아야 좋다"는 이유다. 오재원은 "우승 전까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게임 만에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게 돼 다행이다. 올라가서 멋진 경기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잠실, 김한준, 박지영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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