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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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인물열전] 봉중근, '일본 킬러' 명성 이어간다

기사입력 2010.11.01 08:29 / 기사수정 2010.11.01 08:29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2009 WBC 아시아지역 예선 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대표팀 투수가 잠시 ‘타임’을 요청한다. 심판과 잠시 몇 마디를 나눈 그 선수는 마운드에 다시 서서 힘차게 공을 던지며, 선두 타자 이치로를 처리한다. 이후 대표팀은 김태균의 1타점 선제 결승타로 극적인 한점 차 승리를 거두며, 아시아지역 조 선두를 차지했다. 일본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2-14로 패한 앙갚음을 톡톡히 한 셈. 이후 승리투수의 영광을 차지한 이 선수에게 ‘봉의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바로 대표팀 마운드의 ‘맏형’인 봉중근(30)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신일고의 투-타 팔방미인, 태평양을 건너다

신일고 시절부터 비범한 야구 재능을 뽐냈던 봉중근은 2학년이었던 1997년에 고교야구를 평정할 만큼 비범함을 자랑했다. 그 해 황금사자기, 청룡기, 봉황대기에서 모교 신일고에 우승기를 안겼던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서도 대표팀에 선발돼 그는 36타수 18안타를 작렬시키며, 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할 만큼, 타력에서도 빼어난 실력을 과시했던 그였다. 이 대회에서의 활약은 그의 미국 진출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회 내내 그를 지켜보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빌 클락 스카우트는 왼손 투수로서 140km 중반대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그를 보고 타자보다는 투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됐다. 이에 애틀랜타는 고교 3학년 진학 직전, 서둘러 봉중근과 계약을 맺게 됐다.

그랬던 봉중근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2002년도에야 가능했다. 그해 4월 24일, 당시 네셔널리그를 호령하는 우완 투수 커트 실링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봉중근은 6이닝을 소화했으나, 8안타 2볼넷 5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해야 했다. 혹독한 신고식이었다. 그러나 그는 2003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등 그해 중간계투 요원으로 6승 2패, 평균자책점 5.05를 마크하기도 했다. 이후 신시네티 레즈로 트레이드되는 등 순탄치 않은 미국 생활을 이어갔던 봉중근은 2006 WBC에서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잠시 모습을 드러냈으나, 2006년 5월에 방출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이후 서서히 국내 복귀를 타진하던 봉중근은 자신의 ‘연고 구단’격인 LG와 계약에 성공하며 ‘국내 복귀파’로서 2007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데뷔 연도 성적은 6승 7패, 평균자책점 5.32에 머물렀다. 그야말로 혼이 난 셈이었다. 이에 그는 미국식 훈련 방식에서 벗어나 훈련량과 강도를 높여 2008시즌을 준비했다.

이후 LG 트윈스의 ‘붙박이 1선발’로 자리 잡은 그는 2008시즌 이후 3년간 32승을 거두며 홀로 LG 마운드를 이끌기도 했다. 팀은 하위권을 전전했지만, 봉중근은 제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할 뿐이었다. 이에 봉중근은 “팀의 에이스라면, 7이닝 이상 던져 2실점 이내로 막아야 한다.”라며, 새로운 ‘퀄리티 스타트 공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제무대의 또 다른 베테랑, ‘이번 아시안게임도 기대’

사실 그는 두 번의 WBC를 포함(2006, 2009)하여 2008 베이징 올림픽에도 참가하는 등 최근 4년간 무려 세 번이나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포함하면, 1년당 한 번꼴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셈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투수조 중에서 봉중근처럼 최근 4년간 네 번이나 태극마크를 단 선수는 정대현(2006 WBC, 2008올림픽, 2009 WBC, 2010아시안게임)과 류현진(2006아시안게임, 2008올림픽, 2009 WBC, 2010아시안게임) 뿐이다.

김광현(SK)이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 마운드에서 봉중근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2009 WBC와 마찬가지로 또 다시 ‘일본 킬러’로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표팀 마운드의 ‘맏형’격인 그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대표팀에 큰 힘이 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진=봉중근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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