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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예' 지수 "임수향과 열린 결말 만족, 어려웠지만 고마운 작품"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10.22 09: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2015년 데뷔작 ‘앵그리맘’에서 범상치 않은 신예로 눈도장을 찍었던 지수는 이후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며 주연 배우로 빠르게 성장했다. 어느덧 어려운 감정선을 지닌 역할도 이질감 없이 소화하는 연기자가 됐다.

지수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서진(하석진 분)의 동생이자 건축 디자이너 서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서환은 교생 선생님인 오예지(임수향)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끼고 오예지가 형과 결혼한 뒤에도 마음을 접지 못한 인물이다.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인 만큼 “끝나고 너무 후련했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고마운 작품이면서 어렵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터라 끝나고 되게 후련했어요. 초반에는 그래도 힐링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촬영장이 양평이어서 자연도 보고 자전거도 타고 기분이 좋았는데 성인이 되고 돌아오는 장면부터는 계속 심적으로 어려웠어요. 대본을 보면서 환을 이해하려고 했죠. 촬영을 계속하면서 환이한테 스며드는 것 같았어요. 촬영 현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아서 촬영을 안 할 때는 조금 비워내고 털어내려고 했어요. 여유를 가져야 이입이 잘되더라고요.”

마지막회에서 오예지는 서환에게 "사랑해"라고 고백했다. 서환은 "고마워요. 내 세상에 와줘서"라고 했다. 두 사람은 한 방에서 손만 닿은 채 잠들었다.

“좀 색달랐어요. 가질 순 없지만 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환이는 어느 정도는 충족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나중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이라도 얻어 봤으니 미련이 날아가지 않을까, 해소되지 않을까 하죠. 환이와 예지가 키스를 하지 않았어도 해소가 더 크게 된 것 같아요.”

두 사람은 연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예지는 다음날 떠났고 두 사람은 그저 서로를 추억했다.

“원래 열린 결말을 좋아해 저는 만족해요. 어떤 결말을 내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어서 차라리 열려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배우들도 항상 작가님에게 그래서 어떻게 되냐고 여쭤봤는데 항상 달라지셨어요. 어떻게 풀지 궁금했어요. 저는 각자 떠나고 새로운 삶을 살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 환이가 쌤을 바라보고 있는, 어쨌든 열린 결말을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요? 환이는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할 것 같아요. 발리에서 작은 호텔을 맡는다는 설정인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형제의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그릇된 사랑과 잔혹한 운명을 담은 드라마였다. 금기된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인데, 옛 감성을 녹여 서정적으로 다뤘다. 

“충분히 가능한데 저였다면 (형과) 결혼까지 하면 포기를 했던가 하겠죠. 당연히 한 여자를 사랑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봐요. 환이가 불쌍해서 좀 힘들 때도 있었죠. 왜 이렇게 깊이 빠져가지고 참 안타까웠어요. (시청자들이) 저를 환이로 봐줘 감사했어요. 배우로서 목표점이잖아요. 내가 맡은 캐릭터를 잘 소화한다는 방증이니까요. 환이에게 이입해 봐주고 좋다고 해주는 말들이 내가 환이로서 몰입시킨 방증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하고 싶어요. 내 인생 망치는 거...’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는데 그런 것도 좋았어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지수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듯하다. 오예지의 환경과 처지까지 감싸 안으며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보여주는 순정 연하남, 형 서진을 사랑하지만 대립각을 세우는 동생까지 서환 캐릭터를 무리 없이 연기했다. 

“어떤 작품이든 책임감에 플러스로 부담감이 있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부담감은 늘 있는데 잘하고 싶은 욕구가 들더라고요. 아직은 좀 아쉬움이 많을 때여서 아쉬움이 계속 남지만 다음 작품을 만나게 되면 조금 더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적으로 많이 배웠어요. 드라마에서는 흔치 않은데 깊고 어려운 연기를 할 수 있어 배우로서는 감사한 작품이에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키이스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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