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가수 나훈아가 첫 언택트 공연을 통해 '레전드', '가황' 수식어를 증명했다.
30일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하 '대한민국 어게인')에는 가황 나훈아가 15년 만에 방송에 출연, 명불허전 콘서트를 선보였다.
'대한민국 어게인'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다시 한번 힘을 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해당 방송은 다시보기 없이 진행된다.
나훈아 최초 언택트 공연, 1부 '고향'의 첫 곡은 '고향으로 가는 배'였다. 나훈아는 엄청난 스케일의 배 모형에 올라 노래를 시작했다. 다음 노래는 '고향 역'이었다. 무대 뒤로는 실제 기차 모형까지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나훈아는 어린이와 함께 '고향의 봄'과 '모란 동백'을 불렀다. '물레방아 도는데' 무대까지 마친 후 김동건 아나운서가 등장했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나훈아 씨 신곡 중에 명자!'라는 노래가 마음에 와닿았다. 나훈아 씨가 곡을 설명하면서 '명자의 아버지, 어머니가 이북에서 피난 내려오신 분인데 이분들이 평생 부모님을 그리워하다가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 한이 맺혀서 돌아가신 후에 북녘 하늘의 별이 됐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며 가장 힘들었던 일이 울음을 참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80이 넘었지만, 제가 세 살 때 친어머니가 황해도 사리원에 계실 때 돌아가쎠다. 제가 우리 어머니, 아버지 묘를 가보지 못하고 있다. 제 마음 같은 사람이 하나 둘이겠냐. 이산가족 모두가 이런 마음일 것이다"라며 나훈아의 신곡 '명자'를 소개했다. '명자!'의 무대에는 하림이 등장해 하모니카를 불었다.
'머나먼 고향', '너와 나의 고향', '홍시'로 무대를 장악한 나훈아는 "오늘 같은 공연을 태어나서 처음 해본다. 우리는 별의별 꼴을 다 보고 살고 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뜨거운 응원이 느껴지면 저는 오늘 할 거는 천지빼까리니까 밤새도록 할 수도 있다"고 입담을 뽐냈다.
나훈아는 "우리에게는 영웅들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난리를 칠 때, 우리 의사, 간호사 여러분, 그 외 관계자 의료진 여러분들이 우리의 영웅이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우리가 어떻게 헤쳐나갔을지 모른다. 제가 더 지금까지 젖 먹던 힘을 내서 할테니까 의료진 여러분들에게 큰 박수와 대한민국을 외쳐달라"라고 의료진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2부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2부의 첫 곡은 '아담과 이브처럼'이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무대 배경과 나훈아의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또 래퍼 군조가 랩으로 지원사격을 펼쳤다.
다음 노래는 '사랑'이었다. 오송즈 합창단과 하프 연주 하와가 함께했다. 이후 '무시로' 무대가 이어졌다. 팬들은 나훈아를 외치며 환호했다.
'울긴 왜 울어' 후 나훈아는 무대 위에서 옷을 갈아입어 시선을 끌었다. 산뜻하게 옷을 갈아입은 후 선보인 무대는 신곡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였다. 나훈아는 신곡 내용처럼 사랑에 빠진 남자를 표현하며 무대를 꾸몄다.
이어진 곡은 '사모'였다. '사모'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진보라가 등장했다. 다음은 신곡 '웬수'였다. '웬수' 무대에도 배우 고재경이 등장해 명연기를 펼쳤다.
나훈아는 '18세 순이' 무대를 마친 후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를 부르며 통기타 연주를 시작했다. 이후 나훈아는 '갈무리', '비나리', '영영'을 연이어 불렀다.
3부는 '인생'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나훈아는 '잡초'를 짧게 부르며 국악 스페셜 스테이지를 선보였다. 줄광대 남창동과 광개토 사물놀이 예술단, 가야금 조선아가 함께했다. 이어 신곡 '딱 한번 인생'과 '테스형!' 무대를 꾸몄다. 독특한 가사와 일렉 기타와의 조화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 무대 후 나훈아는 "우리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아까 부른 신곡 중에 내가 테스 형한테 '세상이 왜 이러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테스 형도 모른다더라"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세월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양이다. 잘 모르긴 해도 세월은 그냥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 되어있으니까 이왕 세월이 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된다. 우리가 세월의 모가지를 딱 비틀어서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훈아는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면 세월에 끌려가는 거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보고 안 가본 데도 가보고 안 하던 일을 해야 세월이 늦게 간다.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거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 되어주셔야 한다. 준비 되셨나"라고 호응을 유도했다.
'청춘을 돌려다오'를 부른 후 나훈아는 "저와 같은 마음으로 부르시고 저와 같은 마음이 되신 분들, 오늘 밤에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한 번 보셔라. 틀림없이 5년은 젊어져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다음 노래는 제가 만든 노래 중에서 남자들을 위해 쓴 곡이 있다. 우리 아버지들 기 좀 살리겠다"라며 '아자'를 삼창했다. 이어 나훈아는 '남자의 인생'을 부르기 시작했다.
나훈아는 탬버린을 든 채 '자네! (8자는 뒤집어도 8자)'를 부르기 시작했다. 찢어진 데님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나훈아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훈아는 "우리는 지금 힘들다. 우리는 많이 지쳐있다. 저는 옛날에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여러분들이다"라고 말했다.
또 "유관순 열사,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 모두가 다 우리 국민이었다. IMF 때도 세계가 놀라지 않았냐.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 국민 여러분은 세계에서 1등이다. 우리는 분명히 코로나를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제목을 '대한민국 어게인'이라고 지었다.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이어 나훈아는 밴드 메써드와 함께 '사내'를 부르며 콘서트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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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