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0.22 09:36 / 기사수정 2010.10.22 09:36
[엑스포츠뉴스=온라인뉴스팀] "당신은 행복합니까?" 삶의 태도를 바꾸는 새로운 행복 패러다임!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독일의 의사이자 코미디언인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이 쓴, 행복에 대한 상식을 깨는 책이다.
의술 없이도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 줄 아는 저자는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게 살아가는 법을 차근차근 일러준다.
행복을 좇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 스스로 찾아오게끔 하라고 조언하며, 행복을 '공동의 행복' '우연의 행복' '순간의 행복' '자기극복의 행복' '충만한 행복'으로 분류해 우리가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에 대해 말한다.
과연 우리를 진짜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심리학과 신경생물학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의사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들어 재밌고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유의 재치 있는 문체, 행복한 색감의 일러스트와 유머러스한 사진이 재미를 더하는 이 책은 2009년 독일에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 1위에 올라 2010년 상반기까지 120만 부 이상 팔렸다.
행복해지기는 간단하다. 다만 간단해지기가 어려울 뿐
우리는 행복에 아주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라는 것이 쌓이다 보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다른 이들을 끊임없이 부러워하게 되고 결국에 우리는 자신의 처지를 비하하게 된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순식간에 결코 행복해질 수 없는 상태로 자신을 이끌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행복 과잉'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누구나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조건들은 사실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못한다. 젊은 시절 아름다운 외모는 오히려 그것을 잃게 되었을 때 절망감을 불러일으킨다.
상점이 늦은 밤까지 운영되면, 무조건 편리한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 또한 청소년기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아니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같은 격정적인 사랑은 우리를 곤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이 갖는 행복에 대한 관념은 저자의 의학적 지식과 실험결과에 의해 조목조목 뒤집힌다. 그렇다고 독자에게 행복에 대해 아주 달리 생각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행복을 갈구하는 우리의 태도를 조급해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변모시킨다. 그렇게 저자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제들을 유머가 섞인 이야기로 만들어, 독자를 고유의 행복론으로 끌어들인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나지 않았다
'행복추구권'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행복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존재다. 그 때문에 여태껏 인간의 유전자는 살아남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행복'이라는 말에는 '여기서 멈춤'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행복은 머물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중독이 되는 이유는 끊임없이 갈구하기 때문입니다. 도파민은 우리를 충동질하고 미치게 만듭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만족감과 행복을 약속하지만 절대로 온전히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진화의 설계에 따라, 우리는 행복을 갈구하지만 결코 지속적으로 그것을 느끼지는 못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습니다.
미칠 노릇이지요! 미국의 헌법에도 '행복추구권'이 보장되어 있다고 나옵니다. 다시 말해서 행복을 탐색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찾아서 손에 넣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겁니다. 탐색은 평생토록 계속됩니다. 그리고 어떤 지름길을 택할 때마다 목적지에서 점점 더 멀어집니다.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이고, 비인간적이면서도 인간적이며, 우주 최대의 해학이자 심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본문 중에서
우리의 뇌는 주어진 행복에 만족하기보다 행복을 추구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우리는 일생 동안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계속 찾아야 한다. 이러한 저자의 행복에 대한 통찰은 결코 가볍지 않은 언어유희와 지적인 유머를 기본으로 이뤄지며 독자를 행복의 상태로 고양시킨다.
책의 바탕에는 의학과 과학지식이 탄탄하게 깔려 있다. 종종 등장하는 의학용어들과 과학실험, 설문조사는 독자를 설득시키는 논리의 힘이 되어준다. 예를 들어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얼굴표정을 관찰하는 실험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동메달리스트라는 결과는 무릎을 탁 칠만한 사실이다.
물론 이 책은 실험결과 등 과학적 지식이면 무조건 진리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웃음과 긍정적인 생각만이 최고의 치료제라고 생각하는 책이다. 독자를 이해시키기 위한 약간의 양념으로 의학지식을 사용하면서 저자만의 독특하고 창조적인 행복론을 이끌어 간다.
다른 사람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의 행복은 동전 하나에도 쉽게 좌지우지 된다. 동전을 주운 사람은 인생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감정을 가진다. 길에서 물건을 잔뜩 떨어뜨린 사람을 도와주는 테스트에서 직전에 동전을 주웠던 사람은 좀 더 적극적으로 남을 도와주려고 했다는 실험을 예로 들며 저자는 말한다.
길바닥에서 넘어지는 일은 예측할 수 없으니 보험을 든다는 기분으로 부지런히 길바닥에 동전들을 뿌려놓으라고 말이다.
기존의 행복론 책들에서는 자기극복의 행복, 즉 자신의 나약함을 극복하고 자신의 행복을 성취하는 것을 최고로 쳤다면, 이 책은 완벽한 고요, 대자연, 음악의 선율 등을 최고로 여긴다. 명상이나 자연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평온을 가장 좋은 행복으로 보는 것이다.
저자는 마음의 평온과 더불어 자신의 본성과 가장 맞는 곳에서 펭귄처럼 자유롭게 헤엄치기를 권한다. 이 책의 마스코트인 펭귄은 저자와 인연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에게 적합한 환경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아는 존재로 상징된다.
『당신의 본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행운을 빕니다!
나의 펭귄이 당신의 펭귄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당신의 본성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본문 중에서
당신은 늘 자신이 옳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행복하기를 바라는가?
행복의 분류 나누기에 고심했을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 책에서의 '행복에 대한 분류'는 행복나침반이 되어 어른들의 장난감이 된다. 별이 무수히 박힌 밤하늘 그림에 자신만의 별자리를 만들고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미신이 얼마나 설득력이 부족한지 일깨워주는 동시에 미신에 매달리는 습관을 고쳐주는 처방이다. 심지어 맘껏 책을 찢을 수 있는 페이지도 마련되어 있다. 마음의 어두운 면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싶다면 이 페이지를 찢어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된다. 행운의 과자를 만들 수 있는 요리법과 과자에 끼워 넣을 수 있는 행운의 문구가 적힌 종이도 제공된다.
가위와 풀을 사용하여 만들 수 있는 10개의 종이공작을 비롯한 테스트도 즐길 수 있다. 독자를 즉석에서 실험하기도 하는 영악함을 보인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처럼 환자의 증상을 먼저 알아맞히듯이.
책의 오른쪽 하단부에는 귀여운 펭귄이 그려져 있는데 종이를 촤르륵 넘기면 펭귄이 뛰어올랐다가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만화가 만들어진다.
일종의 플립북(Flip book) 형식으로, 아마 이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눈치 빠른 독자라면 움직이는 펭귄 그림을 먼저 만나게 될 것이다. 시작부터 독자들에게 유쾌하고 흐뭇한 감정을 선사하고 행복한 책읽기로 안내하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구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 ⓒ 은행나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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